[Cover story] 단대신문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
[Cover story] 단대신문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1.03.15 19:54
  • 호수 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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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 질서의 새싹은 수줍게 움텄다

▲ 캠페인 열흘만에 셔틀 승차장이 바뀌었다. 더 편해지고 안전해졌다.

질서는 양심에 앞서 시스템의 문제다. 사람이 편리를 찾는 건 본능에 가깝다. 동네마다 샛길이 있고 학교마다 개구멍이 있다. 더욱이 양심이 힘을 쓰려면 천적인 군중심리를 물리쳐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단국인들 사이에는 ‘죽전역의 딜레마’라는 우스개가 통한다. 무단횡단하자니 찜찜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횡단보도로 건너기도 민망한 상황을 말한다.

그러면 차라리 학생들이 무단횡단 하는 쪽으로 횡단보도를 옮기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셔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학생과에서 이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용인시의 허가가 나질 않았다. 근처 도로에 있는 요철이 운전자의 전방시야를 가려 위험하기 때문에 횡단보도가 들어설 수 없는 자리라고 용인시 직원은 설명했다. 셔틀 정류장을 죽전역 환승센터 안으로 옮기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이 방법도 막혔다. 일반버스와 택시 승강장을 위한 공간이라는 이유였다. 결국 도로를 펜스로 가로막긴 했지만 펜스를 칠 수 없는 U턴 지점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방법이 되고 말았다.

시스템이 안 되면 양심으로 해결해야 한다. 결국 우리 질서의식의 문제인 것이다. 단대신문에서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무단횡단 근절을 위한 ‘자생적질서 새싹 틔우기’ 캠페인을 벌였다. 10장의 대자보와 40장의 협조문을 눈에 띄는 학교 곳곳에 붙였다. 각종 커뮤니티에도 협조문을 올렸다. 죽전역 셔틀 승차장 앞뒤에 푯말을 설치하고, 기자들이 교대로 현장에 나가 어깨띠 매고, 피켓 들고 협조운동도 벌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어설픈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재학생, 교직원, 셔틀기사, 신세계백화점 직원, 지역주민, 택시기사 등 학교 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단대신문에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물론 싸늘한 반응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있는 기자들을 밀치고 보란 듯이 무단횡단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11일, 결국 양심은 시스템마저 변화시켰다. 신세계백화점 측에서 백화점 사유지로 승차장을 옮기도록 허락해 준 것이다. 열흘간의 단대신문 캠페인을 생생한 현장 르포로 전한다(캠페인 3면).

죽전 취재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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