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2. 평온한 하늘 아래서 바다 건너 비극은 낯설었다
포토에세이 2. 평온한 하늘 아래서 바다 건너 비극은 낯설었다
  • 이상만 동우
  • 승인 2011.03.15 20:55
  • 호수 1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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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하늘 아래서
바다 건너 비극은 낯설었다


“왜 나는 소설, 전기, 역사적 작품에서 일상적인 삶이 재현되는 것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까?” - 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중에서…

봄날의 도서관은 놀라울 만큼 평온하고 생기가 돈다. 큼지막한 창문으로 햇살이 밀려와 책에 있는 글자들을 하얗게 뒤덮는 바람에 졸음까지 몰려왔다. 고개를 파묻고 낮잠을 자다가 열람실 밖으로 나오니 하늘이 몹시 파랗다. 종종 하얀 구름 틈사이로 햇살이 밀려왔다. 태평하게 담배를 물고 뉴스를 보니 일본이 지옥으로 변해있었다. 대지진과 해일, 방사능이 몇 만 명을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바다 건너편은 생지옥일 텐데, 내게는 너무나 평온한 일상이어서 죄책감과 고마움이 밀려왔다. 비극을 지나쳤다는 이기적인 마음씨 때문에 일상적인 삶이 이토록 즐거운 게 아닐까. 바르트가 이 책을 냈을 1973년 무렵에는 베트남전쟁과 중동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이상만(컴퓨터공·11졸) 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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