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 고된 삶의 짙은 향기 속 간직한 순수한 사랑의 온기, 느껴보실래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 고된 삶의 짙은 향기 속 간직한 순수한 사랑의 온기, 느껴보실래요?
  • 이진호 기자
  • 승인 2011.03.23 13:38
  • 호수 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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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27

 

▲ 김만석(이순재 분)이 송이뿐(윤소정 분)에게 ‘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

Age does not protect you from love. But love, to some extent, protects you from age.(나이가 들어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사랑은 노화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죠.)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 ‘잔느 모로’의 사랑명언이다. 노인들의 순수한 사랑으로 우리들의 가슴속에 잔잔한 사랑의 물결을 그리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한 줄 평으로도 손색없는 말이다.

기자는 영화를 보기 전 사랑은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연애 세포가 죽어간다고 생각했고 이에 노인들은 이성간에 사랑보단 연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우선시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에 반기를 들듯이 개봉된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이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노년의 사랑과 삶을 이야기하나 이를 기존 영화에 나왔던 전형적인 노인의 관점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좀 더 보편적으로 젊은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간 대 인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극중 김만석(이순재 분)이 창문을 통해 송이뿐(윤소정 분)에게 그림쪽지를 던져주는 장면은 두 사람이 마치 순수한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 연인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한국 만화계의 아이디어 뱅크 강풀의 원작에 기반을 두어 개봉 전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더불어 <마파도>로 영화에 있어서 배우 선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사랑을 놓치다>로 시나리오상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배운 추창민 감독이 마이크폰을 잡아 ‘명재료와 명쉐프’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강풀의 원작을 감명 깊게 본 기자로서 원작보다 낫다고는 말 못하나 원작과 같은 정도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마지막 장면에서 김만석(이순재 분)이 죽고나서 송이뿐(윤소정 분)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장면을 상상하는 부분에서는 죽어서도 잊지못할 애뜻한 사랑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원작에서는 느끼지 못한 색다른 영화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는 기존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와는 다른 특색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바로 주인공들의 ‘나이’이다. 평균 나이 69.3세의 주인공들은 새벽 우유 배달부인 김만석(이순재 분), 매일 새벽 패지를 줍는 송이뿐(윤소정 분), 만석의 이웃집에 사는 장군봉(송재호 분),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장군봉의 부인 조순이(김수미 분)로 이 노인들은 인생의 시계가 24시간이라면 이미 오후 11시를 넘어가는 시점에 서 있다. 황혼을 넘어선 이 시기의 사람들, 실제 삶에 대한 애틋함이 가장 절절히 묻어나는 연령대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기에 이 영화가 더 애절하고 가슴속에 훈훈한 사랑의 여운을 남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 영화는 ‘노인들도 이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간간히 미소 짓게 된다.

고된 삶의 향기가 온 몸에 진하게 배어 있는 때에 찾아온 순수 그리고 사랑 그 사랑을 얻고서 행복의 조각들을 하나 둘 맞춰가던 그 시기에 찾아오는 이별과 아픔을 그린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봄의 설렘을 가슴속에 오래 담아두고 싶다면
우리 함께 손수건을 들고 영화관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진호 수습기자 jinho672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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