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대학생 필수 스펙 돼가나
휴학, 대학생 필수 스펙 돼가나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1.03.29 13:48
  • 호수 1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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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3명 중 1명은 휴학생…휴학이 성공 보장하지 않지만 휴학 선택하지 않을 수 없어


휴학이 대학생활 필수 선택 항목으로 돌변하고 있다. 작년 10월 기준 재적생수(재학생수+휴학생수)는 죽전 15,759명, 천안 16,929명이었고 휴학생수는 죽전 5,582명, 천안 5,864명으로 재적생 약 3명 중 1명은 휴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생 중 군휴학은 죽전 2,519명, 천안 2,752명이었고 가사휴학은 죽전 3,063명, 천안 3,093명으로 군휴학 보다 가사휴학의 비율이 더 높았다. 학년별로 비교해 봐도 군휴학 비율이 높은 1, 2학년의 휴학률이 약 40.5%정도였고 3, 4학년의 휴학률이 약 27.5%로 나타나 군휴학을 제외하면 학년별 휴학률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단과대별로 휴학률이 높았던 곳은 죽전은 법과대(42.4%), 상경대(37%), 천안은 법정대(43%), 경상대(36.7%)로 조사됐다. 소위 ‘9학기’로 불리는 졸업연기 역시 죽전 279명, 천안 51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 휴학 = 취업 준비

휴학 후 하는 일은 역시나 취업 준비로 보인다. 본보에서 재학생 83명을 대상으로 한 휴학 관련 설문에서 41명이 휴학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휴학을 계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72%의 학생들이 ‘취업 준비’를 꼽았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 축적’(12%)과 ‘등록금 부담 때문에’(4.8%) 등이 있었다. 휴학 계획이 없다고 답한 42명은 그 이유로 ‘졸업이 늦춰지는 것이 취업 경쟁에서 더 불리할 것이라 생각해서’(62.6%),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14.4%), ‘복학 후 학교생활 적응이 힘들 것 같아서’(14.4%) 등을 선택했다.
한편 휴학생 3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에서는 휴학 후 하고 있는 일로 아르바이트, 편입 준비를 말한 5명을 제외한 모두가 취업 준비를 선택했다.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어학 능력 향상이 44%, 공무원 시험 준비 22%, 스펙 쌓기 33%로 나타났으며 이들 모두 다음 학기도 휴학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강의실 빈 자리가 최근 대학생들의 높은 휴학률을 느끼게 해준다.


■ 휴학, 독이 될 수도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서는 휴학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취업상담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오대족’(5학년 대학생)이란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가 없는 휴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취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업·진로지원센터 황선영 취업상담 초빙교수는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하는 휴학의 경우 찬성하지만 공부 자체가 목적인  휴학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휴학기간 중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학생들의 생각과 달리 효과적으로 시간을 보내지 못해 휴학 실패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또한 “기업에서 나이 제한이 없다고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은 사람을 쓰고 싶어한다”며 구체적인 계획 없는 휴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학교생활과 병행하긴 벅찬 취업 준비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휴학을 안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벅차다는 것을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한 학기 휴학을 한 문과대학 박 군은 휴학 기간을 효과적으로 보내지 못해 오히려 능률이 떨어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 군은 또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 원래 첫 휴학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한 학기 정도가 적당하고 두 번째 휴학은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 이토록 휴학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박 군은 “솔직히 대학 공부와 취업 준비는 별개의 것”이라며 “학교를 다니면서 제대로 된 취업준비를 못 하고 졸업할 바엔 늦게 졸업하더라도 제대로 준비를 마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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