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리 없이 불어오는 3월의 바람
[사설] 소리 없이 불어오는 3월의 바람
  • 단대신문
  • 승인 2011.03.29 13:56
  • 호수 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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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강과 함께 캠퍼스에 봄이 찾아온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지난 한 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옷깃을 여미게 하였지만, 캠퍼스의 설경을 3월에도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캠퍼스의 3월은 항상 기대와 꿈으로 가득 차 있다. 새 학년 새 학기 새롭게 만나는 교수님과 학생들, 새로운 강의, 그래서 캠퍼스의 봄은 언제나 싱그럽고 활력이 넘친다.


  대학은 이 싱그럽고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학문의 발전과 문화의 창조로 승화시키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 왔고 골똘하게 고민해 왔다. 급변하는 세계에 대응하고 그 변화를 주도하기 위하여 실험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있는 곳이 대학이다. 그런 점에서 단대신문이 이번 3월 초부터 펼치고 있는 ‘자생적 질서 새싹 틔우기 캠페인’은 대학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하나의 이정표가 될,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일상의 소소한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나, 내일의 나를 만들어 가는 버팀목이요 디딤돌이다. 어제까지 무심코 행했던 일들이 우리 자신의 지성과 양심에 비추어 볼 때 부끄러웠다면, 주저하지 말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관행이라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합리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들이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의식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감행되어 온 무단횡단은 누가 무어라 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우리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고 위험을 자초하는 무모한 일이었다. 다행히 그 부끄럽고 위험천만한 행동을 누가 시키기 이전에 우리 자신이 바로잡자고 나섰다는 점에서 ‘자생적 질서 새싹 틔우기 캠페인’은 대학의 지성과 양심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뜻 깊은 ‘사건’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자고 한 것인데 무에 그리 대단할 게 있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침묵하는 다수의 군중 속에서 의연히 횃불을 치켜드는 것은 지성과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학은 이 사회의 지성과 양심을 길러내는 곳이다. 기존의 관행이나 인습을 부정하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곳이 대학이고, 그것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곳이 대학이다. 그런 점에서 ‘자생적 질서 새싹 틔우기 캠페인’은 대학의 본질과 사명에 충실하고자 하는, 그래서 우리 학생들로 하여금 건전한 민주사회의 시민이 되도록 하는, 작지만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아닐 수 없다. 캠퍼스에 조용하게 불어온 3월의 바람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은은한 미소를 짓게 하는 훈풍이 아닐 수 없다.

단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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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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