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으로부터 사랑 받기
“가깝게 지내는 친구와 헤어졌어요. 저는 그 친구가 헤어진 여자친구 때문에 괴로워하기에 여자친구와 다시 화해하도록 도와주려고 했는데...제가 너무 자신의 인생에 개입해서 부담스럽대요.(3년 지기와 헤어진 대학 1학년 K)”
우리에겐 누군가를 도와주고 베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은 상담자, 의사, 교사, 사회사업가, 자선사업가 등과 같이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의 깊은 마음 속에 자리한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은 우리 삶과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과하여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영화 ‘홍반장’의 주인공처럼 온 동네 사람들의 어려움을 말하기 전에 알아서 척척 해주고, 그것으로 기쁨을 느끼는 ‘홍반장’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선행을 베푸는 사람으로 마을에서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홍반장’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는 슬픈 아픔을 겪었고, 다시 사랑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자신이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즉, ‘홍반장’에게는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타인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욕구, 감정, 생각 등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그 중에서 욕구는 우리의 행동을 유발하는 강한 동기 중에 하나입니다. 매슬로(Maslow)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은 생존의 욕구, 안전의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욕구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우리가 특정 행동하도록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그중에서 사랑과 소속의 욕구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욕구로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지난 학기 심리학개론을 듣는 학생들에게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세요?”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답의 대다수는 남을 칭찬하기, 남에게 음식이나 선물을 사주기, 나를 예쁘게 꾸미기, 나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남을 도와주기, 남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이기, 남의 부탁을 거절하기 않기 등, 이처럼 타인에게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서 우리를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들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은 자신이 싫어하거나 어려운 일이라도 타인의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고 항상 ‘YES’라고 말하거나, K처럼 친구의 문제에 끼어들어 자신이 해결해주려고 나서거나, 타인에게 과도한 친절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는 타인이 좋아하는 행동들만을 하려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마음껏 표현해지 못하는 ‘착한 아이신드롬’ ‘장녀신드롬’ ‘장남신드롬’과 같은 행동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의 목적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기’이지만, 실제로 타인은 그런 대상들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한 친절과 선행에는 항상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받은 친절과 선행에 똑같이 보답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은실(특수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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