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있을 때 잘해~
[학생칼럼]있을 때 잘해~
  • 장국진
  • 승인 2011.03.29 22:47
  • 호수 1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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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큰 뉴스거리라 하면 리비아의 전투와 천안함 1주년 그리고 일본의 강진이 있다. 모두 다 안 좋은 소식들이지만 이 중에 가장 안타까운 건 일본의 강진이 아닐까싶다. 다른 것들은 모두 사람에 의해서 된 것들이라 인간의 의지가 들어있지만 강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일전 때의 마음과는 달리 기부도 하게 되고 원수지만 이런 우리를 기도해달라는 일본인들의 메시지와 정신대 할머니들까지도 그들을 애도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일을 통해 점차 화합과 회복으로 가는 것 같다.

가깝기도 하면서 먼 나라인, 또 얼마 전에 여행을 같다온 터라 일본에 이러한 일이 생긴 것에 더욱 동정심을 느낀다. 아시아의 강국으로서 원수이면서 라이벌 관계로 서로가 보고 배울 점들도 많아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던, 우리 앞에선 부족함이 없던 그 일본이 이렇게 자연재해 앞에 무능력해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예로부터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것, 즉 신의 영역에 맞서려했다. 하늘을 날려던 이카루스도, 성(性)을 바꾸는 성전환수술도, 인간 복제도, 하지만 모두 제대로 된 것은 없었다. 자연재해 또한 마찬가지다. 홍수, 태풍, 지진, 폭염, 폭설, 화산 폭발 등 피해는 덜 받을 수 있지만 근원을 없앨 수는 없었다.

이에 관한 많은 기사들 가운데 ‘이러한 일이 서울에 생긴다면?’ 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부로 와 닿지 않기 때문에 그 전까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기사를 보고나서부터 ‘만약 나에게 혹은 우리나라에’ 라는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일본은 건물의 내진설계나 화산 시 대피 교육 등 항상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러한 자연재해들이 ‘남 일’로 생각한다. 이와 비슷하게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시는 부모님이나 인생의 선배들에게 항상 조언을 듣지만 당시엔 그것들을 잔소리로 인식하고 나중에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아가거나 막상 일이 닥칠 때가 되어야 비로소 그 말의 참 뜻을 몸소 체험으로 느낀다.

고로, 데여봐야 안다. 하지만 그 전에 알 수도 있다. 나는 항상 가방에 물과 초콜릿, 목캔디 같은 먹을 것이 들어있다. 언제부턴가 ‘만약에’ 라는 생각을 가진 이후로 이러한 것들을 들고 다닌다. 예를 들어 만약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외딴 곳에 체류하게 된다면? 눈 떠보니 무인도라면? 등등 (이건 좀 심한 것 같고) 간단히 말해서 지나가다 코피가 나거나 배가 아플 수 있으니까 휴지를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만약에’라는 생각과 약간의 긴장 및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만약에 그런 사고가 내 앞에 생긴다면’ 에 관해 여러 생각들을 했다. 대형 마트에 가서 생필품을 살까? 에이~ 사람도 없을 테니 훔치지 뭐, 그러면 나중을 대비해서 은행가서 돈을 훔쳐볼까? 등등 이처럼 이기적이고 식욕, 재물욕 등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성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당연해보이지만 존 스튜어트 밀은 말했다. 배부른 돼지보단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고.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기로.

사람은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클지라도 결국은 더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저런 상황에 닥쳤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달려갈 것이다. 어찌되었건 사람 일을 모르는 거니까 내일의 해를 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끼며, 해줄 수 있을 때, 있을 때 잘하자. 후회하지 않도록.

장국진(한국어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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