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인간과 자연
[백색볼펜]인간과 자연
  • 권예은 기자
  • 승인 2011.04.12 14:34
  • 호수 12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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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얼음은 녹고 있다

◇ “한 번 사라지면 돌이킬 수 없는, 얼음은 우리들의 집. 여름엔 해가 지지 않고 겨울엔 해가 뜨지 않는 곳. 북극에는 수 억 년 동안 한 번도 녹지 않은 얼음평원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무한할 것 같던 이 얼음도 해마다 높아지는 기온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빙하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지난 2008년 12월 놀라운 시청률을 보여주며 큰 방향을 일으켰던 TV 다큐멘터리, 명품 다큐의 시작으로 불리는 눈물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북극의 눈물>이다. <북극의 눈물>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일으켰던 데에는 아마도 자연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이 한 몫했을 것이다. 알고 있는가. 이 북극의 눈물을 멈출 수 있는 것도 결국 인간뿐이라는 것을.


◇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아득한 옛적부터 많은 것을 아낌없이 무상으로 베풀어 오고 있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 밝고 따뜻한 햇살과 천연의 생수와 강물, 침묵에 잠긴 고요, 별이 빛나는 밤하늘, 논밭과 기름진 흙,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사랑스럽게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그리고 생기에 넘치는 숲….” 『맑고 향기롭게』에서 법정 스님은 말했다. 자연과 인간관계는 빼앗고 빼앗기는 약탈과 주종의 관계가 아닌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자연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인간도 포함하는 존재다. 자연은 인간이 아프고 다치게 하는 부분까지도 늘 감싸 안았다. 그러나 인간은 아직까지도 철없는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 소위 생태주의자, 채식주의자, 환경운동가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지구의 환경을 위해, 자연 보호 활동이라는 명목아래 움직인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가 하는 자연보호 활동들이 진정 자연을 보호하는 길이었는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자연보호. 이는 실상 ‘인간 보호’이지 ‘자연 보호’와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결국엔 우리가 살기 위해 자연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것을 지키고자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망각 속에 버려두고 있었기에 더욱 문제다.


◇ 며칠 전 사월의 봄비가 내렸다. 여느 해 같으면 봄을 알리는 비 소식에 날씨도 마음도 따뜻해지련만 올해는 마냥 좋지만 않다. 사월의 봄비가 방사능으로 얼룩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우리나라에도 방사능 물질이 섞여 내린다고 하여 사람들의 공포심은 상당했다. 자업자득이다. 인간이 더럽힌 빗물이기에 할 말은 없다.


  북극은 이제 장엄한 얼음이 뒤덮고 있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2040년쯤에는 북극에서 더 이상 얼음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물망처럼 얽히고 얽혀 돌아가는 오늘날 세계에서 21세기 공통의 화두는 당연히 환경이 될 것이다. 방사능 비가 무서운 줄 안다면 자연을 대하는 우리들의 행동을 하나 하나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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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lver12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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