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속에서 해소감을 얻으려는 대중 심리
패러디 속에서 해소감을 얻으려는 대중 심리
  • 이진호 기자
  • 승인 2011.04.12 16:40
  • 호수 12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행하는 ‘패러디 문화’

어차피 월드컵은 게 세계 축구팬들에게 더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한 자리이니만큼 브라질 본인이 원한다면 한 번의 재도전 기회를 드립니다.’

위 글은 모 방송국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패러디다. 한 가수의 재도전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 프로그램에 대한 패러디는 각종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순위에도 들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패러디 시대’라고 부를만큼 현대 대중문화 속에는 패러디가 번지고 있다. 매스 미디어 혹은 사건이나 사고 등 무엇이든 하나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 금방 그것을 패러디한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패러디는 영화, 광고, 음악, 인터넷, 방송 등 매스 미디어 뿐만 아니라 정치나 미술, 건축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패러디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문화 장르로 당당히 정착한 것이다. 그렇다면 패러디는 과연 무엇이며 우리는 왜 패러디를 만들어내고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패러디는 사전적 의미로 ‘풍자나 희화화를 위해 작가 또는 작품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모방하는 문학 혹은 예술 활동’을 뜻한다. 하지만 진정한 패러디란 단순히 대중들이 기억하는 어떤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 시각으로 원작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엄한 대통령을 바람둥이로 묘사할 수도 있고 역사적 영웅을 바보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패러디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만들어진다. 우선, 대상이 너무 유명한 나머지 대중들이 다 아는 그 대상의 특징을 패러디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작가가 보는 이들에게 시원한 웃음만을 선사하기 위해 작품을 만든다. 영화 <매트릭스>의 여러 장면을 패러디한 <슈렉>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싶을 때 작가들은 패러디를 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나타내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나 풍자를 가미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정치나 사회문제 등을 패러디한 일간 신문의 ‘만평’과 ‘4컷 카툰’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패러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절대 악의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어떤 대상에 대한 비판을 풍자적으로 풀어가거나 단순 희화와 같은 패러디의 본래 의미에서 그쳐야지 ‘서태지-이재수 패러디’ 저작권 공방처럼 상업적 이용 혹은 무자비한 비난에 패러디가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패러디가 특히 번성하는 이유는 첫째, 컴퓨터그래픽 등 기술의 발달로 패러디하는 일이 훨씬 용이해졌다는 점과, 둘째,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패러디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예술적 표현기법일 뿐 아니라 수용자와의 의사소통 기능을 통해 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촌 어디선가 만들어지고 있을 패러디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진호 수습기자 jinho6724@dankook.ac.kr

 

이진호 기자
이진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jinho6724@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