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 봄을 만나러 갑니다.
안중근의 봄을 만나러 갑니다.
  • 이진호 기자
  • 승인 2011.05.07 16:13
  • 호수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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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그대의 봄>

 

‘코레아 우라!’

 

독자들은 위의 말 뜻을 아는가? 바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 저격 후 만세삼창으로 외친 ‘대한민국 만세’라는 뜻의 러시아어이다. 우리에게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 이란 말로 더 잘 알려진 안중근의사. 그리고 그를 주제로 한 연극 <그대의 봄>의 한줄평으로 손색없는 말이다.

작년 2010년 서거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연극 ‘그대의 봄’ 은 원로희곡작가 김의경의 원작 ⌜대한국인 안중근⌟을 새로이 각색해 낙천적이고 명랑한 인간으로서 살아 숨 쉬는 안중근을 그려냈다. 역사책 속 딱딱한 느낌의 독립투사 안중근이 아닌 마치 연극을 4D로 보는듯한 사실적인 느낌의 배우 안중근을 표현해냈다.

연극 <그대의 봄>은 <사운드오브뮤직> 과 <지져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주연을 맡았던 실력파 배우 장재승이 안중근역을 맡았고, 現 대학로 극장 대표이자 <웰컴 투 동막골>의 촌장역을 맡았던 배우 정재진이 재판장역을 맡았으며, <태왕사신기>, <올드보이>, <마린보이>로 우리들에게 친숙한 배우 오광록이 재판장역을 맡아 공연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이번 연극의 진행은 우리 대학 상경대학 경영학부 08학번 이재영 양이 홍보팀장으로 활동 중인 대학생 기획단 ‘대기만성’이 맡아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극의 줄거리는 역사책 속의 안중근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연설중인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은 우리가 이제까지 익히 알고 있던 안중근과 동일하다. 하지만 연극<그대의 봄>에는 역사책과 다른 관점포인트 3가지가 있다.

먼저, 안중근이 총알에 십자가를 새기는 장면을 통해 대한민국 독립투사 인줄만 알았던 안중근이 열렬한 천주교 신자라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이토를 저격하기 전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모습과 자신의 어머니 조마리아(김경원분)와 부인 김아려(홍유리분)을 걱정하며 기도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로 하여금 ‘지성이면 감천이다’라는 속담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구닥다리 독립군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19세기 신식 유머를 펼쳐내는 재치만점의 철없는 교포 1.5세 ‘유동하(최유미분)’와 19세용 개그와 춤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열혈 세탁소 주인 ‘조도선(이석규분)’ 또한 연극 ‘그대의 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거리이다. 90분이라는 긴 연극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연극 <그대의 봄>은 이들을 약방의 감초처럼 활용해 지루함을 활기참으로 바꾸어놓았다.

관중들과 하나 되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 ‘국채보상운동’의 장면에서 직접 관객들에게 모금운동을 하기도 하고, 연극 초반부에 관객들을 상대로 사냥놀이를 진행하면서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연극의 느낌을 주었다.

영화 속의 컴퓨터 음향이 아니라 격정적으로 독립을 외치던 대한민국의 독립투사들의 울분이 섞여있는 듯한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獨立(독립)’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속에 새길 수 있었던 연극 <그대의 봄>. 봄비를 맞아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을 찾아 눈앞에서 안중근을 느껴보는건 어떨까?

 

이진호 수습기자 jinho672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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