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장미
[백색볼펜]장미
  • 권예은 기자
  • 승인 2011.05.18 20:30
  • 호수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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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사랑을 할 때

◇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송이 피어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다. 이 노래를 애간장 태우는 목소리와 함께 듣고 있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받는 게 어쩌면 인생의 반복 아닐까.

◇ 지난 토요일 사람이 북적대는 거리, 예쁜 장미꽃 한 다발을 들고 가는 남자를 봤다. 곧이어 한 여자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있고 옆의 남자는 뿌듯해죽겠다는 표정으로 지나가는 커플이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거리에서는 장미를 파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뭔가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14일이었다. 5월 14일은 로즈데이. 사랑하는 연인 또는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 선물로 사랑을 표현하는 날이라고 한다. 사실 굳이 로즈데이가 아니더라도 장미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질 수 없는 선물이 되곤 한다. 그 빨간 장미처럼 정열적인 사랑을 하자며.

◇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 만 20세가 되는 젊은이들에게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성년의 날이 돌아온다. 성년의 날에도 향수, 화장품 등 많은 대표적인 선물이 있겠지만 그 중 당연 손꼽히는 것은 장미다. 이제는 사랑할 나이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정, 기쁨을 뜻하는 빨간 장미의 꽃말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하라는 것. 사랑에 대한 문화가 좀 더 열린 요즘, 성년식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어른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사회적인 책임감을 느끼기보다 좀 더 자유를 누리도록 허락을 해주는 행사 같다. 그 자유에는 연애도 포함되어 있으리라. 스무 살, 장미처럼 참 예쁜 나이. 그리고 사랑에 나이가 무슨 구분이 되겠냐만 스무 살은 역시 연애하기 참 좋은 나이로 여겨진다.

◇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미는 지니고 있는 의미도 많다.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별 생각 없을 수 있겠지만 장미는 사랑에 대해 한 수 가르쳐 주고 있다. 장미의 화려한 외관 뒤에는 숨겨진 가시가 있듯 우리가 하는 사랑에도 언제나 아픔이 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가까이 다가서려 하는 법. 아름다움 뿐 아니라 가시가 주는 아픔까지도 사랑할 때 비로소 장미를 가질 수 있듯, 우리의 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젊은 나이가 한창 연애하기 좋을 때라 생각한다. 많은 아픔이 있겠지만 곧 성장의 거름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십대가 더 흘러가기 전에 지금은 사랑을 할 때다.

<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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