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을 시간도 없이 9시간 연속 ‘하드코어’강의
밥먹을 시간도 없이 9시간 연속 ‘하드코어’강의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1.05.24 21:02
  • 호수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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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 제재할 학칙 없어 … 강사 섭외 어려움 탓

#오전 11시 50분. 식당으로 향하는 학생들과 다른 교·강사들을 등진 상경대 모 강사는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뽑아놓고 미리 싸온 김밥을 먹는다. 이 강사의 스케줄은 오늘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9시간 동안 연강이다. 10분 뒤에 있을 두 번째 분반 수업에 늦지 않으려면 그나마도 서둘러 먹어야 한다. 두 번째 분반 수업 3시간을 모두 마치면, 바로 세 번째 분반 수업이 기다리고 있다.

일부 교·강사들이 식사 시간조차 없는 ‘하드코어’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강의 능률저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죽전캠퍼스에서 현재 8시간 이상 연달아 강의하는 것으로 확인된 교·강사는 4명, 6시간 이상을 연달아 강의하는 교·강사는 11명이다. 연강하는 강사 수업을 듣는 한 문과대 1학년 학생은 “강사가 마지막 시간은 항상 30분 남기고 수업을 끝내 수업시간 3시간을 꽉 채우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수업시간이 11시~1시인 것을 봐서 점심을 먹기 위함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강을 제한하는 학칙으로는 수업시간이 3시간 이상인 강좌를 2시간짜리 수업과 1시간짜리 수업으로 나누는 ‘2+1 수업’이 있다. 그러나 2+1 수업은 전임교원이 강의하는 이론수업에만 적용된다. 전공수업이라도 외래강사가 강의하는 강좌나, 실험·실습이 포함된 강좌에는 따로 적용되는 학칙이 없다. 그래서 전임교원과 외래강사가 수가 비슷한 우리 대학 환경상 2+1 수업 비율이 적을 수밖에 없다. 또 교육업적평가에서 감점 받을 것을 감수하고 2+1 수업을 하지 않는 교수도 현재 상당수 있다.

학사지원과 측은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연강을 제한하는 것이 맞지만, 외래강사 섭외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죽전이라는 지리적 위치 탓에 강사들이 자주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말이다. 수업 담당 박광현 선생은 “근무환경이 열악한 외래강사들의 입장도 고려할 부분”이라며 “교수들에게도 권고는 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연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면 개선책을 강구했겠지만, 지금껏 그런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교수들의 2+1수업 운영에 대해서는 “‘2+1 수업을 할 것’, ‘주4일 이상 학교에 나올 것’, ‘1, 2교시 수업이 포함돼 있을 것’ 3가지를 원칙으로 3년 전부터 교수들의 시간표를 체크해와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수업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시간표를 작성해온 교수에게는 시간표를 다시 작성해 오도록 돌려보낸 적도 많다”고 말했다.

 김상천 기자 firestar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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