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 친해지길바래
학생칼럼 - 친해지길바래
  • 신현경(영어영문·2)
  • 승인 2011.05.31 11:55
  • 호수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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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일부 공대 학생들이나 심화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고학년들은 교수님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 다수의 학생들은 그저 수많은 학생들 중 하나로서 바글거리는 강의실의 한 칸을 차지하고 앉아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가 한학기가 끝나고 성적을 받아들면 완전 좋다, 괜찮다, 별로다, 끔찍하다 네 단계로 평가하는 것이 교수님과 교류의 전부이다. 하지만 가끔은 다양한 이유로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싶은 교수님이 있기도 하다. 수업을 열정적으로 해서, 그의 학문적 업적이 너무 빛나서, 나를 학문의 길에 영적으로 이끄는 교수라서, 때로는 나처럼 사심이 많은 학생은 잘생기고 키 크고 매력적인 교수님이라서.

교수님에게 말을 붙이는 것은 한 학기 동안 같은 수업을 들었지만 한 번도 말해보지 않은 동기에게 같이 혜당관에 가지 않겠냐고 묻는 것만큼이나 어색하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사심이 많아 보이지 않을까, 점수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열다섯 살 먹은, 케첩 얼룩이 묻은 교복을 입은 중딩이었을 때는 그냥 좋아하는 선생님이면 한없이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갖다 바쳐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난처한 점이 있다. 같은 학생이라도 그때는 어린 아이었고 지금은 성인이다. 행동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도 교수님에게 다가가는 데에 더 소극적으로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 또 교수님에게 말한 번 하자면 마치 공인을 대하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다. 그러니까, 포털 사이트에 이름 치면 나오는 그런 사람한테 말시켜도 되나, 그런?

교수님과 친분을 쌓고 싶을 때 어디까지가 허용 되는 범위인지도 문제이다. 새로 한 머리스타일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것까진 괜찮지만 한잔 사드리겠다고 하는 것은 무리인 것인지(아니면 한 잔 사주시라고 해야 하는 걸까?) 어디까지가 ‘친절한 학생’인 것이고 어디서부터가 ‘귀찮게 들러붙는, 눈치 없는 학생’ 것인지.

교수님도 사람이고 학생들과 어울리고 싶어 할 때가 있다. 가끔 수업시간에 예전 학생에게서부터 감사 메일이 왔다는 이야기나 어제 학생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졸업한 제자가 찾아와 밥을 사줬다는 얘길 하는 이유는 당신도 학생들과 교류하는 교수라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우리에게도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결국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러하듯이 이 관계에서도 ‘적당히’가 필요하다. 교수님의 성격에 따라 적당히 판단해야 한다. 학생과의 개인적인 교류는 전혀 원치 않는 교수님도 있을 수 있고,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수님도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친해지고 싶은 교수님이, 학생이 있다면, 가벼운 인사에서 시작하면 된다. 어쩌다 학교 행사 따위의 술자리에서 마주치고, 한잔 하게 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잘 따르고 귀여운 제자가 될 수도 있고, 학문적으로 이끌어 줄만한 재목임을 발견하고 관심이 가는 학생이 될 수도 있고, 학문적으로 의견이 잘 맞고 사상의 추구에 있어서 마음이 맞는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발전해 나가는 것이니까.

신현경(영어영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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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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