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박쥐>
오페라 <박쥐>
  • 고우리 기자
  • 승인 2011.09.06 16:30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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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눈으로 재해석된 고전 오페라 <박쥐>

오페라 <박쥐>


대학생들의 눈으로 재해석된 고전 오페라 <박쥐>

지난달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우리 대학 음악대학 오페라공연 J. Strauss <박쥐>가 진행되었다. 이 공연은 신진 아티스트 발굴과 오페라 저변 확대를 위한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게 됐다.

대개 오페라는 뮤지컬과 달리 이해하기 어렵고 관람하기 부담스러운 장르라고 여겨지곤 한다. 또 클래식 음악과 영어로 된 대사를 사용하여 자칫하면 재미없고 지루한 공연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박쥐>는 초보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리아를 제외한 레치타티보(말하듯 노래하며 전달하는 대사)를 한국어로 불렀다. 또 딱딱한 대사보다는 유머스럽고 코믹한 대사를 많이 넣어 한층 재미를 더했다. 제작진은 “오페라와 뮤지컬이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려 했다”고 귀뜸했다.

<박쥐>의 첫 부분에 도입된 서곡은 각국의 제야음악회나 신년음악회 등에서 자주 연주되는 경쾌한 왈츠 곡이다. 김연아가 2007년 시즌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여 우리에게 더욱더 친숙해진 곡이기도 하다. 1막의 시작과 함께 예술의 전당에 울려 퍼진 서곡은 관객들에게 19세기 빈의 요한 스트라우스를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오페라 <박쥐>는 ‘왈츠의 왕’으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겸 지휘자인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이다. 박쥐 차림으로 가면무도회에 갔다가 금융인 졸부 아이젠슈타인에게 망신당한 팔케 박사가 이 사건을 복수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가면무도회를 기획하는 내용이다. 헝가리 귀족부인으로 가장하고 나타난 자기 아내 로잘린데에게 한눈에 반한 아이젠슈타인에게 우여곡절 끝에 팔케박사는 유쾌한 복수를 완성한다는 다소 황당한 소재의 오페레타 박쥐는 19세기 음악과 환락의 도시 빈의 상류상회에서 애정 없는 결혼과 졸부 근성을 풍자한 작품이다.

<박쥐>를 보면서 느낀 전체적인 감상은 대학생다운 공연이었다는 점이다. 대학생이기 때문에 부족했다는 것이 아닌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유쾌한 오페라였다. 오로지 학생들이 펼치는 한 편의 오페라는 기존 오페라의 차분하고 우아한 노래와 더불어 개성 있고 통통 튀는 대사와 연기를 보여주었다. 관악 5중주와 화려한 아크로바틱 공연이 더해져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했다.

분명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개가 느리고, 같은 노래가 반복되어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홍보가 더 되었으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러한 멋진 공연을 우리 대학 학생들과 함께 관람했다면, 비어 있는 좌석이 학생들로 가득 찼다면 더 많은 벅참과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한 편 값으로 즐기는 오페라 <박쥐>는 학생 배우들의 진지한 열정과 함께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열기 충분했다.

고우리 기자 dnfl2930@dankook.ac.kr


▲우리 대학 음악대학의 오페라 <박쥐>를 마친 재학생들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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