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견 2 - 갈렙앤컴퍼니(대학 컨설팅 전문업체) 윤상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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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상철
  • 승인 2011.09.06 21:04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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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강하다!

 

갈렙앤컴퍼니 윤상철 대표
대학 통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4년 공주대와 천안공대 통합을 시작으로 10건의 국공립대학 통합이 진행되었고, 사립대학도 고려대와 고려대병설보건대 등 동일 학교법인을 중심으로 통합이 진행되었다. 무산되긴 했지만 동국대의 경기대 인수 추진 등 사립대간 인수합병 논의도 있었고, 중앙대와 경희대의 본·분교 통합이 가시화되는 등 대학 통합은 이제 분명한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단국대도 본교와 분교 통합 계획을 공표하였다. 대학 통합은 대학 경쟁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단국대는 타 대학들에 비해 자원이 분산 운영되고 있다. 죽전과 천안을 통합한 전체 대학 규모(대학·대학원 총 정원 및 정원 외 합산 기준)는 국내 대학 중 9위에 해당하지만 각각을 기준으로 하면 죽전은 30위, 천안은 37위 규모에 불과하다. 또한 전임교원 5명 이하 학과가 전체 학과의 48%에 달하는 반면 11명 이상 학과는 12%에 불과하다. 중앙일보 평가 기준 상위 15개 대학의 전임교원 5인 이하 학과는 22%, 11명 이상 학과는 41%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규모가 대학 경쟁력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수조건에는 해당된다. 교수가 증가하면 전문화를 통해 교수의 역량과 교육·연구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수 한명이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두 명이 되면 재무회계와 관리회계로 전문화가 가능해지고 이러한 패턴은 규모 증가에 따라 계속 진행된다. 그리고 전문화된 영역의 교수 규모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면 전문성을 토대로 상호 협력과 경쟁이 가능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현재 단국대 경영학과의 교수 규모는 죽전 26명, 천안 21명이다. 중앙일보 평가 기준 상위 15개 대학 경영학과의 평균 교수 규모는 45.2명으로 죽전과 천안의 2배에 달한다. 경영학과 교수를 26명, 21명으로 분리 운영하기보다 47명으로 통합 운영한다면 분명히 새로운 차원의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규모와 함께 질적 수준과 협력 의식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경쟁대학의 절반 수준으로 이룰 수 있는 것 또한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대학 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점은 바로 규모의 경제이며, 이는 교수뿐만 아니라 연구실 등 인프라 운영, 예산과 행정관리 등 다양한 차원에서 발생한다. 이와 같이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학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대학 통합의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위상이 다른 두 대학이 통합할 경우 하향 평준화될 위험이 그것이다. 입학성적이 서울과의 거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은 통합과정에서 천안으로 내려가는 학과의 입학성적이 하락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 전체의 위상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인서울이라는 지역적 이점을 잃고 경기도라는 심리적 방어선에 안주하여 얻을 수 있는 미래와, 탁월한 연구와 교육 성과로 얻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스텍, 한동대 등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로 차별화에 성공한 대학들이 그 길을 보여준다. 학교당국, 교수, 학생, 동문은 어떤 학과가 내려가고 올라오는가 보다는 10년 후, 20년 후 대학 위상을 결정하는 교육과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데 무엇이 더욱 좋은 구조인가를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학령인구의 꾸준한 감소로 2016년이면 고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정원을 밑돌고, 2025년 학령인구는 2010년의 60% 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며,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쟁력과 브랜드를 확보해야 한다. 본·분교 통합은 그 출발이 될 것이다.

갈렙앤컴퍼니(대학 컨설팅 전문업체) 윤상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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