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新 작명가, 브랜드의 가치를 좌우한다”
“21세기 新 작명가, 브랜드의 가치를 좌우한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1.09.06 23:38
  • 호수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미스트 최장순 차장을 만나다

사전에서 ‘이름’을 찾아보면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이라고 쓰여있다. 바로 대상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특색을 표현하는 그 첫걸음은 이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브랜드와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바로 네이미스트가 네이밍작업을 거쳐 고심 끝에 결정된다는데…. 이름으로 브랜드를 창출해내는 Brand&Company 네이미스트 최장순 차장을 만나 그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름으로 대상의 본질을 나타내고 싶다”는 그를 통해 네이미스트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이름으로 브랜드를 창출하는 사람 네이미스트 최장순씨

 우리가 들어본 수백 개의 브랜드 중 지금 기억하는 이름은 몇 개나 되는가. SK, 던킨도너츠, 뚜레쥬르?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떤 이름을 기억하는가. 독특한 이름? 제품의 본질에 가까운 이름? 자주 들은 이름? 이 모든 조건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Brand&Company 의 네이미스트 최장순 차장을 만나봤다.

 네이미스트 최장순 차장은 기업, 상품, 서비스에 이름을 짓는 사람이다. 이 과정을 ‘네이밍’이라고 하는데 그릇에 뭘 담아야할지 고민하는 ‘컨셉’, 트렌드 조사에서부터 그릇의 모양을 정하는 ‘작명’까지 모두 포괄한다.

 그는 네이밍 작업을 ‘수면 위의 오리’로 쉽게 설명했다. “회사 브랜드가 수면 위에서는 오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개처럼 네발을 구르며 수영한다고 생각해보라”며 “소비자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이 브랜드를 불신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네이밍은 실체와 이미지 그리고 목표이미지 이 세 박자가 맞아야 완성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이름만 잘 짓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위해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끔씩 ‘이게 가장 전략적인 이름인데…’ 라고 생각해도 클라이언트의 판단과 다를 때가 있다. 이때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힘든 작업 후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브랜드 이름을 알아봐 주는 뿌듯함이 있기에 작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네이미스트를 하면서 가장 필요한 요소로 ‘애착심’과 ‘정직성’을 꼽으면서 한 일화를 소개했다. 최근 그는 ‘R&B’라는 대장 건강 발효유를 네이밍했다. 그는 네이밍 과정에서 이 음료의 특성과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장 제품을 시식했다. 그 결과 ‘둔감한 대장에는 리듬을 줘 부드럽게, 민감한 대장에는 밸런스를 찾아 잡아준다’는 뜻으로 Rhythm&Balance 즉, 줄여서 R&B 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그는 “네이밍은 이렇게 직접 연구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애착심이 중요한 요소”라며 또한 “제품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이름이기 때문에 이름에서 제품의 본질을 보여주는 정직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네이미스트의 전망은 어떨까? 그는 네이미스트는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며 직업수명도 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네이미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단순한 네이밍, 말장난만 잘 하는 사람은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단순히 이름을 짓는 네이밍으로 시작하더라도, 마케팅은 물론 앞을 내다 볼 줄 아는 능력을 길러야 직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스펙을 좇는 대학생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자신의 취업담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 생활 동안 한 번도 스펙을 위한 공부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토익 점수와 같은 스펙 하나 없었지만 언어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높이 평가받아 지금 이 회사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스펙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이는 빠른 성장을 불러올 수는 있어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힘들다”며 “한 분야의 본질적인 공부를 하는 것이 하고 싶은 직업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조수진 기자
조수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ejaqh2@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