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哀)
애(哀)
  • 허규만(언론영상·4)
  • 승인 2011.09.06 23:47
  • 호수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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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날, 그날 난 처음으로 소주를 병으로 들이켰다. 그리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다 비워냈다.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내게만 유독 더 녹록치 않은 것 같았다. 마신 술만큼의 눈물을 쏟아냈지만, 정신이 들지 않았다. 때마침 밖에선 울적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계단 창가에 다가가 소주병을 올려놓았다. 비는 내리고, 자욱한 안개에 시야는 흐렸으며, 자신의 가치를 다 비워낸 병은 너무나도 쓸모없어 보였다. 순간 13층 아래로 밀어버리고 싶었다. 세상이 날 나락으로 밀어버리는 것처럼… 하지만, 나와 같아서, 너무나도 나 같아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허규만(언론영상·4)군

허규만(언론영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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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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