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누나 나 귀양감ㅋㅋㅋ"
[학생칼럼]"누나 나 귀양감ㅋㅋㅋ"
  • 신현경
  • 승인 2011.09.07 14:35
  • 호수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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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네이트온에 접속했더니 자연대 친구에게서 쪽지가 날아왔다. ‘누나 나 귀양 감ㅋㅋㅋ’학기 중에 그런 소릴 지나가듯 듣긴 했지만 사실이라니. 어떻게 이런 중대한 사항을 또다시 학교는 우리가 이런 식으로 듣게 하는 건지. 나는 또 한 번 학교 관계자분들 하는 일에 큰 감명을 받고 말았다. 막판까지 아니라고 모르는 일이라고 하시더니, 종강을 기다렸다는 듯이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설명회’란걸 친히 열어주셔서 이제 이 학교가 어떻게 될지‘설명’을 해주는데 그‘설명회’란 것의 이름이나 성격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어째서 학교의 그런 중대사를 학생들은‘설명’만 듣고 앉아있어야 하는 걸까?

네이트 게시판이 단국대 문제로 시끄럽다기에 가봤다. 문과대회장이 단국대 통폐합에 대해 알리려 올린 글이꽤 있다. 그런데 그 글에 학교 망신이라느니 창피하다느니 하며 이런 글 올리지 말라는 댓글이 있다. 도대체 이사람의 정체는 뭐지? 무엇이 창피하다는 것일까. 학교가 학생들 의견은듣지 않고 입맛에 맞는 대로 하는데 학생들은 관심도 없는 게 창피하다는 건가? 그 사람들은 그걸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어떤 것이 더 창피한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이번 일에서 가장 기분 나쁜 부분은 바로 학교가 학생들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후에 과 통합을 실행한다는데 3년이란 시간은 현재 학생들 중의 대부분이 졸업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다. 자기 득실 따지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학생들이‘나만 졸업하면 되지’라고 생각 할 것을 계산한 3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런점에서 나는 딱 단국대 다른 과 학우들 하는 만큼 불평하고 관심 갖는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중문, 일문과도, 자연대도 아니고 3년 후면 어찌됐든 졸업할 것이다. 학교가 뭔 일을 하든지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내가그렇게 생각 한 순간 나는 학교가 우리에게 선고한 3년이란 시간이 정말이지 목엣가시 같았다.

꼭 우리나라 정치판을 보는 느낌이다.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그에 맞춰 전라도와 경상도는 물고 뜯고 정신없다. 다른 부분 이라곤 천안캠퍼스와 죽전 캠퍼스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물고 뜯는다. 두 쪽다 피해자이고 누구도 원하지 않은 결과였는데 그건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날치기 법안 통과는 거의 데자뷰다. 온갖 서류가 날아다니고 멱살도 잡히고 잡고 그 난리통에서 방망이 잡은 쪽은 땅땅땅 두들겨 버리고 끝. 학교측은 발전과 십위권 진입을 말하는데, 만약 그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이룬 발전이 얼마나 갈지,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대학생이 달라졌다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기 앞가림만 신경 쓴다는 말, 솔직히 맞다. 자기 앞가림부터 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자기 일마저 관심이 없다. 학교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라서 우린 등록금 인상한다고 하면 더 내면 되는 것이고 분교로 옮길꺼니 짐 싸두라 하면 짐 싸두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키는 대로 착하게 말 잘 듣고 학교 다니다 졸업해서 직장잡고 일하다 보면, 또 하라면 하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하는, 말 잘 듣는, 웬만하면 귀찮은 일에 휘말리지 않으려 몸사리는, 그러다가 자기 일에 마저 제대로 목소리 낼 수 없는 무기력한 사회인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신현경(영어영문·2)

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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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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