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멀어도 가까운 사이
[학생칼럼] 멀어도 가까운 사이
  • 마혜진
  • 승인 2011.09.20 12:23
  • 호수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에 한 포털 사이트에서 힙합그룹 리쌍의 개리와 길이 상위권 검색어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유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길과 개리가 친해서 장난치는 모습을 ‘어색한 사이’, ‘친하지 않은 사이’라고 주위에서 이야기 했고, 이에 시청자들은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검색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친하다’의 의미가 무엇일까? ‘친하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가까이 사귀어 정이 두텁다.’라고 뜻이 나온다. 그러나 현실에서 '친하다'의 기준은  애매하기만 하다. 나는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타인은 친하지 않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말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방학 동안에 연락 한 번이 없을 때, 혼자만의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흔히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친구와 대학친구를 비교해 대학친구는 ‘겉 친구이고 보이기 위한 친구’라고 이야기 한다. 필자는 대학 입학 전에 많은 언니 오빠들로부터 ‘대학 친구’에 대한 인식이 ‘인맥’ 혹은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기 위해 같이 다니는 친구’ 심지어 ‘속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가식적인 관계’라는 이야기 까지도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학교에 입학해서 생활 했을 때, 필자 또한 동기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리고 필자 자신조차도 어느새 스스로를 포장하는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었다.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사귀니 학교생활이 쉽지 않았다. 주위에서 말하는 ‘가식으로’ 사람을 대하니, 타인의 행동조차도 ‘가식’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니 ‘나’ 스스로가 먼저 손을 내밀고 진심으로 다가가면 타인도 자신의 솔직한 면을 보여주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해 준다는 점을 깨달았다.


대학 친구라고 해서 고등학교·중학교 때의 친구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단지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의 차이만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는 한 교실에 4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도 같이 먹고 같이 공부하고 생활해서 각자의 특징이 눈에 띄게 나타나, 단시간에 서로를 이해한다. 또 함께 ‘대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끈끈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고등학교는 주어진 환경 안에서 문제에 대한 맞고 틀림을 배워서 ‘나와 다르면 곧 맞지 않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과 부딪치고 싸워보기도 하면서 단합을 이루었다면, 대학은 넓고 큰 환경 안에서 다양한 생각과 학문을 공부하기 때문에 나와 다르면 ‘다른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라고 인식해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고등학교 때보다 이해를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는 늘 함께 있어야 한다.’ ‘함께 어울려 다녀야 한다.’라는 인식 보다는 ‘친구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친구의 의견’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한다. 또한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으로, 사람들 사이에 큰 싸움이나 갈등이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갈등도 없고 무리지어 다니지 않기 때문에 대학의 인간관계가 얕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겉과 달리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우정을 볼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모습일 뿐이다. 옆에 있기 때문에 친한 친구가 아니라, 그 자리에 없어도,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개리가 항상 무한도전에 출연하지 않아도 길이를 응원하는 모습처럼.

마혜진(한국어문·2)

마혜진
마혜진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