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펙보다 중요한 것
[사설]스펙보다 중요한 것
  • 단대신문
  • 승인 2011.09.20 14:20
  • 호수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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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2학기 개강을 하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입사지원서, 특히 자기소개서에 대한 첨삭을 부탁하기 위해 연구실을 두드리는 일이 잦아진다. 모든 학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꼼꼼히 읽고 지도해주면, 얼마 후 전화나 메일을 통해 좋은 소식을 알려오는 학생들도 있고, 안타깝게도 또 다른 서류를 들고 찾아오는 학생도 있다.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어떤 학생은 취업이 되고 어떤 학생은 취업에 실패한다. 무엇이 이들을 가르는 것일까?


  흔히 취업에 실패한 학생들은 ‘스펙(specification)’이 부족해서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과연 그럴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5일 전국 281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1 대졸 신입사원 채용 동향 및 특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학점이나 토익점수 등 스펙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2010년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인적속성은 연령 28.3세, 학점 3.58점(4.5점 만점), 영어성적 697점(토익 기준)이었다. 이는 지난 2005년 조사에서 나타났던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 28.2세, 학점 3.55점, 토익 700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스펙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함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기본요건이지, 취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만일 스펙 때문에 취업의 성패가 갈라졌다면 학생들은 더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했을 것이고, 기업에서는 더 높은 스펙을 갖춘 지원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그랬다면 대졸 신입사원들의 평균 스펙은 해마다 높아졌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대졸 신입사원의 스펙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기업이 학점이나 영어점수 등 눈에 보이는 스펙보다는 인성과 업무 지식, 조직 적응력 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학생 개인에게 이 모든 짐을 지도록 할 수는 없다. 대학 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들은 사회 진출에 걱정이 없도록 대학 당국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인성과 업무 지식, 조직 적응력을 두루 갖춘, 21세기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전공교육의 강화는 그 일환일 수 있다. 아울러 교양교육을 통해서 높은 도덕적 양심을 가지고 시비를 분명히 판단하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재, 부분보다는 전체를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추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따뜻한 인간을 길러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과 학교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니만큼 시일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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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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