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
‘톡’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들
  • 박윤조 기자
  • 승인 2011.09.21 02:38
  • 호수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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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touch (48)카카오톡

‘카톡왔숑~’ 언제 어디서든 들려오는 이 소리. 3대 이동통신사들도 미처 생각지 못한 앱, ‘카카오톡’은 대한민국을 스마트폰 열풍에 빠지게 했다. 작년 3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무료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은 1년 4개월 만인 지난 7월 가입자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톡으로 오가는 문자메시지는 하루 5억3천만 건에 달해 3대 이동통신사 전체의 문자메시지보다도 많다. 이러한 카카오톡의 성공으로 뒤늦게 마이피플, 올레톡, 네이트온톡, 유세이, 네이버톡, 구글톡, 야후톡, 스카이프, 엠엔톡 등 무료 메시징 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러한 무료 메시징 앱의 장점은 3G망이나 와이파이 등 인터넷 연결을 이용, 가입자 간에 별도의 과금 없이 메시지와 사진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무료통화까지 가능한 앱이 출시되었을 때, 스마트폰 유저들은 열광했다.


이러한 앱을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사람들도 속속 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직 피쳐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도대체 언제 바꿀꺼냐’는 타박을 주기도 한다. 피쳐폰을 사용 중인 정충민(26·대학생) 씨는 “친구들이 하도 카카오톡을 많이 쓰니까, 나도 카카오톡을 쓰기 위해서 스마트폰으로 곧 바꿀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문자메시지보다 상대적으로 보내기가 편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강의나 회의 중에도 카카오톡 메시지로 인해 계속 징징거리며 떨고 있는 스마트폰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실행시켜 친구들의 목록을 살피며 상태메시지를 보고,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도 구경한다. 마치 ‘오늘은 누구랑 대화를 해볼까’라는 듯이 말이다. 

이제 사람들과의 친한 정도도 얼마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자주 보내느냐에 따라 생각되어지는 경향이 있다. 피쳐폰을 사용 중인 성경화 (20·대학생) 씨는 “스스로 인간관계에 대해서 소원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문자는 상대적으로 아껴서 보내기 때문에 내가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을 안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가끔 소외감도 느낀다고 했다.

지난 추석 때 사람들은 손쉽게 카카오톡으로 추석 안부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추석 잘 보내세요’ 라고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았지만 정작 전화로는 추석안부를 묻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카카오톡이 많은 사람들과 쉽게 자주 대화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인간관계의 깊이 형성에는 그리 도움이 되진 않는 듯하다. 가끔은 카카오톡이 아닌 전화로 안부를 묻고 더 나아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스마트폰을 잠시 꺼둔 채로 말이다.

박윤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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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ynjo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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