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부하는 대학을 만들자
[사설]공부하는 대학을 만들자
  • 단대신문
  • 승인 2011.10.11 14:11
  • 호수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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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대학을 만들자


  한때 대학이 ‘지식의 상아탑’이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작금의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 무너졌다고 한다. 옛 이름은 사라지고 ‘취업 아카데미’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실로 많은 대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논리와 이성을 갖추고, 지식을 채우고자하는 욕구보다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영어 공부하기에 급급하다.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세계가 주목할 만큼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룩하였지만 질적인 수준에서는 아직 세계 수준과 많은 격차가 있다. 글로벌 시대에 접어든 지금, 오늘날 대학은 그 격차의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특성화, 다양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저 유사한 종합대학 모형으로 성장해왔기에 더욱 그렇다. 이도저도 아닌 오늘날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결과가 지금의 현실이다.


  세계 명문대로 손꼽히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이하 칼텍)이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실시한 ‘2011 세계대학평가’에서 올해 1위를 차지했다. 칼텍은 노벨상 수상자만 31명을 배출한 이공계열 중심 특성화대학으로 학부와 대학원 합친 총 재학생이 모두 2,126명인 소수 정예 대학이다. 세계대학평가 1위에 빛나는 칼텍의 결실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6일 중앙일보는 세계대학평가 발표와 함께 칼텍만의 특색으로 ‘캠퍼스 나무 밑 칠판’에 대해 보도했다.


  칼텍의 캠퍼스 곳곳 큰 나무 밑이나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그늘에는 예외 없이 칠판이 걸려 있고, 건물 벽 곳곳에도 칠판이 붙어 있다고 한다. ‘함께 고민하는 팀워크 수재들’이란 칼텍의 정신을 담은 칠판은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 격의 없이 소통하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자연스럽게 자유롭고 적극적인 학업 분위기가 형성됐고, 그것이 곧 칼텍의 숨은 힘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 대학만 봐도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학문을 탐구하는 모습은 별반 눈에 띄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들거나, 질문하는 학생들을 보는 게 쉽지 않다. 자발적인 학습 분위기 형성 자체가 부족하다. 항상 수동적인 자세로 배움을 습득하려하지, 탐구하려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대학은 공부를 하는 곳이다. 선진국 수준의 대학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합리적인 운영과 관리를 통해 새로운 면학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연구하고 공부하는 대학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대학 구성원들이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는 공동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쉬운 우리 대학 평가 결과에 서운해 하기보다 지금은 훌륭한 사례를 본받아 절차탁마의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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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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