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⑩ 『캠퍼스 밖으로 행군하라』저자 필명 삐급여행 조명화 씨
행복을 찾아서 ⑩ 『캠퍼스 밖으로 행군하라』저자 필명 삐급여행 조명화 씨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1.10.11 14:35
  • 호수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이들이여, 모여라!
"캠퍼스 밖에 여러분의 신대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이밍 공모전, 마케팅 공모전, 아이디어 공모전 등. 취업을 위해서는 공모전 입상 경력이 필수처럼 느껴지는 요즘, 대학생들은 공모전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한편 공모전 준비와 같은 취업 대비에 버거워하면서도 대학생들이 놓치지 않는, 아니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여행’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여행을 위한 시간적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기에 말이다. 하지만 돈이 나올 곳이 궁한 서글픈 학생 신분으로 여행을 마냥 가깝게 느끼기는 힘들다. 차라리 공모전이면 공모전, 여행이면 여행 한 곳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혹시 ‘공모전 여행’이라는 말을 들어 봤는가. ‘공모전 여행’은 삐급여행이 『캠퍼스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공모전에 당선돼 다니는 여행’을 뜻한다. 공모전과 여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방법이 궁금하지 않은가. 『캠퍼스 밖으로 행군하라』의 저자 삐급여행과 함께 알아보자. 

▲‘삐급여행’이란 필명의 의미가 궁금하다.
사실 ‘삐급여행’은 내가 만든 ‘세계견문록’이라는 카페에서 사용하던 닉네임이었다. 영화로 예로 들자면, 블록버스터처럼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지만 남는 게 없는 영화도 있고, 컬트영화처럼 마니아는 열광하지만, 대중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영화가 있다. 그 중간이 ‘삐급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패키지여행과 오지 여행의 중간이 ‘삐급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착안해 ‘나만의 주제로 떠나온 여행이 세상에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여행을 하자’는 뜻으로 삐급 여행이라는 별명을 짓게 됐다.

▲공모전에 도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대학시절 나는 동아리에도 가입하지 않고, 학생회도 아닌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러던 중 전역하고 국토대장정을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3학년 2학기 때 교내 광고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다.

▲국토대장정은 어떻게 다녀오게 됐나.
박카스 국토대장정 광고가 워낙 유명해 1학년 때부터 매년 지원을 했는데, 3학년 때도 탈락했다. 생각해보니 굳이 박카스가 아니더라도 많은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긴 거리를 간다는 날개달기의 1,600km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게 됐다.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하루에 40km를 걷는 고행이 이어졌다. 한 달간 9kg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국토대장정을 다 마치고 난 후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의도에서 있었던 해단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함께 고생하며 정이든 다양한 사람들, 심지어 중도 포기한 사람들까지 해단식에 와서 남다른 동질감을 나눴다.

▲광고동아리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KT&G 광고나 마케팅 공모전 등에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지원했었다. 당시 SK에서 운영하던 TTL 존에서의 외부 강연회를 위해서는 한 달 동안 밤을 새우며 준비하기도 했다. 그런데 6개월 정도 지나자 ‘동아리 선배들이라고 꼭 나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 후부터는 개인적으로 여러 공모전에 지원하게 됐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며 어려움이 없었나.
동아리 활동을 제외하고도 여러 번 함께 공모전을 준비했는데, 공동 작업에는 으레 많은 문제가 따른다. 서로의 실력이 차이 날 수도 있고, 다들 열심히 해도 성과가 없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적당한 트러블은 활력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끼리 팀을 짜는 것보다 다양한 학과, 연령대, 학교 사람들과의 작업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일단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모전에 열중하느라 수업도 많이 빠졌을 것 같은데, 학점도 나쁘지 않다. 비결이 있나.
공모전을 준비하며 발표력이 향상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많이 하면서 그 부분에서 점수를 많이 얻은 것 같다. 미국 ICCP(International Camp Counselor Program)에 참가했을 때는 기말고사와 겹쳐 아예 시험을 다 못 봤다. 리포트나 다른 과제들로 대체했음에도 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 덕분에 한 학기 더 휴학하고 여행 다녀왔다.

▲많은 공모전에 당선됐다. 그러기까지 실패도 많이 겪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처음에 무턱대고 시작했을 때는 정말 많이 실패했다. 내가 한 200개의 공모전에 참가한 것 같은데, 그중에 1차 이상을 통과한 공모전은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 중에 책에 소개한 것은 3,40개고 여기서 여행에 관련된 것은 15개 정도다. 공모전에 뛰어든 1,2년 후에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모전 기획은 어떻게 하나.
그 프로세스 안에서 열심히 한다. 그 수밖에 없다. 각각의 공모전은 매년 비슷한 틀이 계속되기 때문에, 아주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혹시라도 실패하더라도 1년 정도 계속 꾸준히 노력해봐야 한다.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본인만의 비법이 있을 것 같은데, 하나만 알려 달라.
이건 책에도 안 쓴 건데… 두 가지 비법이 있다. 첫 번째는 지원서를 쓸 때 90% 이상 채우라는 것이다. 솔직히 지원자는 많고, 내용을 하나하나 다 보는 것도 일이다. 지원서는 열정이나 성의를 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채울수록 좋다. 두 번째는 면접을 볼 때 1시간 일찍 가서 팀을 짜라는 것이다. 보통 처음 보는 지원자들과 함께 그룹 면접을 보게 된다. 이때 같이 면접 보는 사람들에게 “같이 힘을 합치자”라고 말하면 거절할 사람 아무도 없다. 다 같이 짧게 노래나 문구를 만들어 입장할 때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다 웃는다. 누구 아이디어냐고 물어봤을 때, “모두의 아이디어”라고 말해도 누군가는 내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이렇게 한 면접은 다 붙었었다. 

▲꼭 해봤으면 하는 공모전도 추천해 달라.
후배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공모전이 두 가지 있는데, ‘국토대장정’과 ‘한중미래숲’이다. 국토대장정은 모두가 잘 아니 더는 말 않겠다. 평소에 체력을 많이 쌓아라. 한중미래숲은 다른 공모전들과 달리 일회성이 아니고, 공모전 이후의 활동이 많다. 10년 넘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선후배 간의 동문회나 프로젝트 등이 많다. 얻을 게 많은 공모전이니 꼭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 ‘공모전 여행’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흔히 여행에는 ‘돈, 체력, 시간’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노인은 돈과 시간이 있지만, 체력이 부족하고, 직장인은 돈과 체력이 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대학생들은 아마도 체력과 시간이 있지만, 돈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공모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돈도 절감할 수 있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수 있을뿐더러 캠퍼스 밖의 다양한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는 것으로 인해 학교에서 교수나 학생이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대학생들을 만남으로 인해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여행을 다니며 전 세계에 많은 친구를 뒀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나.
인도에서 현지인 친구들과 매우 친해졌다. 친구 집에서 하루 묵기도 하고, 강강술래, 닭싸움을 가르쳐준 게 기억난다. 3주 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내가 한국으로 떠날 때 많이 울더라. 그때, ‘날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외국에 있구나’라는 생각에 굉장히 슬펐고, 아직까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취업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예를 들어 영어 면접에 통과하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이 토익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리고 해외로 많이 나가면서 영어 회화도 늘었다. 또 면접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발표를 많이 해야 해서 수업 시간에도 발표를 많이 했다. 이것이 학점으로도 연결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은 ‘여행’과 관련된 분야의 공모전이 미래에도 도움이 됐다.

▲지금 직장인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갑갑하진 않나.
갑갑하다. 업무가 처음 생각하던 것과 다르기도 하다. 지금의 회사에 입사한 지도 벌써 3년 반이 됐다. 나의 적성에 맞는 직업이지만 1년에 휴가가 15일밖에 안 되니 혹독한 직업이기도 하다.

▲기자와 만나기 전 행복에 대해 고민해 본다고 했다. 어떤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인 것 같다. 지금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다. 현재 회사 때문에 고민이 많다. 물론 직장에 다니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정말 감사한다. 그러나 아직은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행복은 아닌 것 같다.

▲대학생들에게 행복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대학 생활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는 시간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은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하지 않겠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닥치는 대로 뛰어들어 봐라. 캠퍼스 밖에 여러분만의 신대륙이 기다리고 있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김예은 기자
김예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

 eskyen@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