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여자
[학생칼럼]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여자
  • 마혜진
  • 승인 2011.10.12 12:28
  • 호수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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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학교 1학년 때,‘ 대학가면 남자친구, 생길 것 같죠? 안 생겨요~’ 라는 광고가 유행했다. 필자도 한때 대학교의 로망을 바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부러워했던 캠퍼스 커플에게도 현실의 벽은 차가웠다. 캠퍼스 커플로 있던 타과 친구는 남자친구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했다. 같은 과 선배였던 그에게 입영통지서가 왔기 때문이다. 남자라면 피할 수없는‘군대’,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육군으로 가 있는 친구의 다이어리를 통해 ‘지옥 같은 곳’으로 알고 있다.


지옥 같은 곳에 있는 친구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위안이 편지와 휴가라고 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한 장의 편지가 그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위안이 되었는지 바로 답장이 왔다. 친구이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 쓰게 된 편지에 너무 고마워하는 그의 모습에, 성의 없이 써서 미안 할 때도 있었다.‘ 군대가 어떤 곳이기에 사람이 이렇게 되나……’‘군대’가 참 많은 것을 변화 시킨다. 사람의성격, 습관 그리고 사람 그 자체도 변화하게 한다. 필자의 친구는 군대를 가기 전에 여자 친구가 있었다. 둘을 보면,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리나 싶기도 했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늘 볼 때마다 두 사람이‘눈’으로 대화하나 싶을 정도로 얼마나 서로에 대한 애정이 깊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군대’가 그 보기 좋던 두사람을 갈라놓았다. 한쪽에서는 늘 함께하던 사람의 빈자리가 너무 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만나서라도 그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어 했고, 다른 한 쪽은 여자 친구가 보내는 편지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군생활을 했다. 둘 다 친구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 편만 이해하고 두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회는‘남자’의 편을 들어, 여자는 어느새‘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아이’가 되었다.


사회에서는‘여자가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지 못했다.’를‘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라고 표현한다. 심지
어는‘고무신을 꺾어 신는다’는 말도 있다. 사회적으로,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려야 한다’라는 인식이 격언에 반영되어 있다. 사회의 인식은‘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려야한다’는 쪽에 기울어져 있지만, ‘꼭 반드시 기다려야 한다’는 아니다.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느냐 마느냐는 사회의 인식 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개인의 판단이다. 이 판단은 그들의 애정도에 좌우되기 보다는 그들이 만난 기간에 따라 다르다. 오래 만난 커플은 서로 싸워보고 떨어져 있어보면서 서로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또 많은 추억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사귄 커플의 남자가 군대를 갔다면, 떨어져 있는 빈자리보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귄지 오래되지 않은 경우는 서로에 대한 추억이나 그 사람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덜 되어 있기에 기다려야 한다기보다는 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울 무언가를 찾게 된다.


남녀 사이는 참 애매하다. 그래서 개그 콘서트의 코너‘애정남’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사귄 기간이 2년 이상 된 경우에는 견딜 수 있는 추억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하나씩 꺼내어 볼 수 있어서 기다릴 수 있고, 2년 이하인 경우는 서로가 힘이 들기 때문에 서로의 길을 각자 찾아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경찰서에 가거나 쇠고랑을 채우지 않는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마혜진(한국어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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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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