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지구탐방 7. 캄보디아 해외봉사 (上) 그들을 넘어 우리가 되다
REAL 지구탐방 7. 캄보디아 해외봉사 (上) 그들을 넘어 우리가 되다
  • 고우리 기자
  • 승인 2011.11.01 11:50
  • 호수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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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세럽, 네가 이루고 싶은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어


‘캄보디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오다.’ 이 짧은 문장 속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 한 사람 한 사람마다 그 곳에서 느꼈던 감정과 추억은 모두 다를 것이다. 7박 9일의 짧은 기간 동안 기자는 만남, 이별, 추억, 우리라는 단어를 누구보다 가슴 깊이 느끼고 돌아왔다.


난생 처음으로 가는 해외, 그것도 캄보디아에 봉사를 하러 가게 되었을 때 느꼈던 설렘과 기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을 경험하기 전의 설렘과 약간의 불안감과 함께 캄보디아 해외봉사 활동은 시작되었다.


비행기로 5시간 걸려 도착한 캄보디아 공항은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 같았다. 캄보디아에 가기 전 높은 기온으로 고생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했었던 마음이 무색하게도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선선한 바람이 불어 놀랐던 기억도 난다. 다들 피곤한 모습으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면서도 다음 날 있을 교육에 대해 쉴새 없이 조원들과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첫 날 시엔립에서 버스로 이동하며 프레이 초등학교를 가는 길은 마치 시골 길과 같았다. 아스팔트가 아닌 비포장 도로 옆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키가 큰 나무들과 지붕만 올려놓은 판자 집이 길 중간 중간에 보였다. 흐르는 강물과 뜨거운 햇살이 어우러진 모습에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렇게 프레이 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두 줄로 서서 박수로 맞이해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놀랐다. 캄보디아에 오기 전에 배운 몇 가지 간단한 의사소통으로 아이들과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밝게 웃으며 혹은 조금 쑥스러워하면서 우리의 인사를 받았고 잘 되지 않는 의사소통에도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의욕과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한 교육봉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육체적으로 점점 힘들어졌다. 살면서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본 적이 있을까. 높은 기온으로 인해 땀으로 얼룩진 얼굴은 아무리 닦아도 그대로였고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특히 체육을 담당한 우리 조는 하루 종일 밖에서 교육이 이루어져 체력적으로 고생했다. 그렇게 말수가 사라진 모습으로 모두들 힘들어 했지만 조금만 힘을 내자며 서로를 다독이고 솔선수범하는 조원들이 있었기에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었다. 또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띄게 되었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흔한 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캄보디아에서의 하루는 항상 6시 30분에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모두 숙소 앞에 모여 스트레칭을 하며 하루를 연다. 모든 학생들이 다 나와야 체조가 시작된다. 저녁 늦게 자고 이른 시간에 일어나면서 피로가 쌓여 한번은 알람을 듣지 못한 채 계속 자다가 조원 친구의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달려 나간 기억이 난다. 그때 얼마나 미안하고 민망하던지, 그 이후로 알람이 울리거나 같은 방 언니가 깨우면 바로바로 일어나게 되었다.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 작은 것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울 때 먹는 시원한 물과 20분의 쉬는 시간, 잠시 동안 더위를 잊게 해주는 부채가 있어 감사했다. 또 비가 많이 오던 날 교육봉사를 위해 탁자 위에 올려놓은 준비물이 창문으로 쏟아져 내리는 비에 젖을까봐 조용히 창문을 닫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아이들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낯선 우리들을 경계하지 않고 마음을 여는 순수한 아이들의 눈을 보며 나 또한 순수해짐을 느꼈다.


프레이 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3일 동안 아이들과 정이 들어서 그런지 숙소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오면서 친해진 아이와 손을 잡고 버스가 있는 곳까지 함께 걸어왔다. 걸어오는 동안 전하고 싶은 수많은 말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하우세럽, 네가 이루고 싶은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어”라는 말에 내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는다. 지금도 하우세럽과 찍은 사진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면서 보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 호에 계속>


고우리 기자 dnfl293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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