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정정 천태만상
성적정정 천태만상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1.11.01 20:41
  • 호수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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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안 되면 말고’ 찔러보기 난감”
학생 “정정기간 되면 전화 안 받고 잠수”


학생들과 교수들이 모두 성적정정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교수들은 “정정기간에 ‘안 되면 말고’식 찔러보기 성적정정 요청이 빗발쳐 난감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학생들은 “교수들이 정정기간만 되면 전화를 안 받고 이메일을 읽어놓고도 답장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모(문과대·4) 양은 지난학기 전공과목에서 C+학점을 받았다. 수업을 빠진 적이 없고 시험 결과도 좋았던 이 양은 억울했다. 더욱이 조별과제를 같이한 다른 학생들은 모두 B+ 이상의 학점을 받았다. 이 양은 교수에게 “성적을 다시 확인해 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답장은 없었다. 정정기간 내내 계속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도 소용없었다. 이 양은 “이메일을 읽었다는 수신확인은 돼있는데도 끝끝내 연락이 안됐다”며 “교수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말했다. 박모(문과대·3) 군은 “성적정정 시 각서를 쓰기 때문에 매 학기 정정기간이 되면 일부 교수들이 ‘잠수’를 타는 것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사지원과 박광현 선생에 따르면 교수가 성적입력이 끝난 후 학생의 성적을 정정하려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각서를 써야 한다. 이 각서는 건당 교육업적평가에서 마이너스가 된다.

반면 교수들은 정정기간만 되면 빗발치는 학생들 무리한 정정요청에 난감해했다. 김모(경영학부) 교수는 “한 학기에 30통이 넘는 이메일을 받은 적도 있다”며 “실수가 있었나 싶어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확인했지만 단 한건도 타당한 경우가 없었다”고 난색을 표했다. 예술조형대학의 한 교수는 “왜 그런 점수를 줬는지 설명하면 인정하면서도, 그럼 교수 재량껏 줄 수 있는 +점수라도 달라고 억지를 부린다”며 무리한 정정요청 자제를 당부했다. 

김상천 기자 firestar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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