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지구탐방 7. 캄보디아 해외봉사 (下) 그들을 넘어 우리가 되다
REAL 지구탐방 7. 캄보디아 해외봉사 (下) 그들을 넘어 우리가 되다
  • 고우리 기자
  • 승인 2011.11.08 16:10
  • 호수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캄보디아 해외봉사 4일차. 우리는 프레이 학교에 이어 왓츠베이 학교로 이동했다. 왓츠베이 학교에는 크고 넓은 운동장이 있으며 운동장 중앙에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있다. 뜨거운 태양과 높은 기온으로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나무 아래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 왓츠베이 학교에는 매점이 있어 쉬는 시간 마다 아이들은 매점으로 달려가 아이스크림, 과자 등 먹을거리를 사먹기도 한다. 먹을 것은 사서 우리에게 건네는 아이들의 모습은 한국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친한 친구와 혹은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먹을 것을 건네며 호감을 표시하는 것은 어느 나라 아이들이든 똑같은 모습이다.


왓츠베이 학교와 프레이 학교에서 진행한 체육 활동 중에 아이들은 피구를 가장 좋아했다. 적극적으로 할 뿐 만아니라 승부욕이 강해 가끔은 이기기 위해 룰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잘못된 것은 꼭 짚고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 스스로 금세 고치는 편이었다. 물총 놀이를 하는 것도 좋아했다. 생수 페트병 뚜껑에 구멍을 뚫어 물총으로 사용해 아이들과 서로 물을 뿌리면서 스스럼없이 뒤섞여 놀았다. 물총 놀이가 끝난 후에 우리 조는 항상 물에 빠진 생쥐 모습이 되었지만 재미있었던 추억이다.


왓츠베이 학교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아이는 두 명의 남자 형제였다. 나이가 어려 왓츠베이 학교 학생은 아니지만 집이 근처인지 매일 운동장에서 볼 수 있었다. 홀딱 벗고 뛰노는 아이의 모습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었다. 어렸을 적 좋아하는 아이에게 장난을 치는 것처럼 한번은 그 아이에게 심한 장난을 쳐 울린 적이 있다. 하지만 안아주고 달래주자 오히려 나중에 우는 척 하는 모습에 모두들 귀여워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그때 추억에 잠긴다.


왓츠베이 학교에서의 둘째날, 한 아이가 나에게 손수 캄보디아 언어로 쓴 편지를 건넸다. 편지를 보고 감동을 받아 조원들에게 자랑을 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우리 조원 모두가 그 아이에게 이름만 다르고 같은 내용의 편지를 받은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면서 그 아이의 행동이 너무 귀여웠다. 우리 조원 모두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봉사기간 동안 캄보디아 아이들과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조별로 각각 코디를 배정받아 교육을 진행한다. 우리 조의 코디는 ‘리압’이라는 캄보디아 대학생으로 나이도 비슷한 말 그대로 친구였다. 우리가 영어로 리압에게 교육 활동을 설명하고 리압은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전달해준다. 매시간 같이 있다 보니 나중에는 서툰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캄보디아를 떠나기 얼마 전 우리는 조금씩 모은 돈으로 리압에게 MP3를 선물로 주었다. 리압은 고마워했고 그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고 다음에 볼 기회가 다시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리압에게 그동안 고마웠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선물을 받고 리압은 우리들에게 팔찌를 하나씩 주었다. 각각 다른 색깔의 팔찌를 보며 우리는 다 같이 팔찌를 낀 손을 모아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느덧 왓츠베이 학교에서의 마지막 날이 돌아왔다. 캄보디아로 오기 전 마음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음은 너무나 달랐다. 7박 9일의 시간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갔고, 매일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추억이라는 소중한 기억을 얻게 되었다. 캄보디아는 나에게 소중한 추억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캄보디아에서 만났던 많은 아이들에게 고맙고 7박 9일 동안의 기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


고우리 기자 dnfl2930@dankook.ac.kr

고우리 기자
고우리 기자 다른기사 보기

 dnfl2930@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