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만 1주 줄었네요
수업만 1주 줄었네요
  • 서준석 기자
  • 승인 2011.11.09 18:56
  • 호수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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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고3 수험생이던 시절의 일이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때 당시 대부분의 고3 수험생들은 막바지 수능성적 올리기에 매진하며 방학 아닌 방학을 보내야만했다. 하지만 기자의 여름방학은 조금 특별했다.

어느 날 생일이 빨랐던 한 친구 녀석이 일찌감치 운전면허증을 따가지고 와서는 우리들 앞에서 자랑을 해대는 것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부럽고 눈꼴 시리던지 기자도 생일이 지나자마자 여름방학 때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해 면허증을 한 달 만에 취득했던 기억이 난다.

기자가 운전면허학원을 등록하기 전에 가장 많이 본 선전용 문구는‘00주 완성!’이라는 문구였다. 그 중 4주 만에 운전면허를 따게 해 주겠다는 학원을 선택했다. 당시 50만 원 정도를 주고 학원을 등록했었다. 요즘 운전면허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컴퓨터 자격증이나 토익학원, 취업학원에 이르기까지‘00주 완성!’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이제는 학원뿐만이 아니라 대학에서도 이런 글귀를 사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천안캠퍼스는 지난 주 안서체전과 금주의 개교기념일이 목요일로 겹치면서 공교롭게도 목요일 수업이 2주간 휴강을 하게 됐다. 정규수업 15주중에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빼고 이와 같은 사정으로 2주 휴강, 또 여기에 교수가 한번이라도 아프기라도 한다면 다섯 번 빠지게 된다. 그러면 이 강의는 정말‘10주 완성!’강의가 되는 것이다. 학교 측에선 보강이라는 처방을 항상 내놓고 있지만, 이 보강계획이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은 본보(1303호)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다.

현재 15주 수업을 하는 대학은 여럿 있다. 기자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서울대를 비롯 수도권의 20여개 주요대학들에서 시행중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우리 대학의 15주 수업은 당시 학생들에게 급박한 통보와 함께 일방적 시행이라는 느낌을 줘 학생들의 적지 않은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학교 측에서는 학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업 관리를 더 철저히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하지만 이후 대처방안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귀소본능처럼 재학생은 재학생대로, 대학당국은 대학당국 대로 감시 기능은 16주 수업 때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휴강에 환호작약 하는 재학생, 15주 수업에도 여전한 강의 노트, 휴강을 철저히 감시하겠다더니 제대로 된 감시 한번 없는 당국…. 이 3박자가 우연인지 기연인지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져 우리 대학엔‘15주 수업’의‘명곡’이 탄생되었다.

의과대나 치과대의 경우 수업과 학습량이 많다보니 일반단과대학과 다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고 또 그에 따른 등록금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의과대나 치과대가 아주 우수한 학생들이고 또 그만큼 학습량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알지만, 대학 당국은 좀 더 긴 수업시간이 필요한 과들을 면밀히 조사해서 의과대나 과대처럼 다른 커리큘럼을 가지고 가는 것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는다.

서준석 기자 seojs0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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