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바이벌 오디션 시대, 대학의 생존전략
[사설]서바이벌 오디션 시대, 대학의 생존전략
  • 단대신문
  • 승인 2011.11.15 14:40
  • 호수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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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 <슈퍼스타K>를 필두로, 여러 방송국에서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을 발표하였다. 음악, 연기, 춤, 코미디, 스포츠, 다이어트, 그리고 신입사원 채용까지. 대한민국은 지금 각종 분야에서 서바이벌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는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각 단체에서 시행하는 대학 평가가 그것이다. 이 또한 서바이벌 오디션과 다르지 않다. 참가자들에게는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오직 평가자들이 제시한 기준에 맞춰 경쟁할 수 있을 뿐이다. 아니,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무대도 주어지지 않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대할 수도 없으니, 더욱 가혹한 경쟁체계라고 하겠다.


  문제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경쟁을 거치면서 실력이 향상되기도 하고, 오디션을 통해 객관적인 검증을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때의 향상은 단편적인 기교를 보충하고, 이미 훈련된 재능을 다듬는 수준에 불과하다. 요컨대 준비된 스타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아닌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방송과 교육의 차이이다.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당장 눈앞의 현실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사회적 책임이다. 그러나 대학 평가는 현재만을 본다. 미래도, 발전가능성도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야 서바이벌 오디션이지, 교육이 될 수 없다.
특히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부분은 취업률 조사이다. 지난 3일, 전국 51개 대학 예술계열 교수 285명이 교과부의 예술계열학과 취업률 평가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예술계열에서 전문창작자가 되려면 장기간의 수련이 필요한데, 현행 조사방법은 졸업 후 1년 이내에 취업하는 인원만을 파악하기 때문에 학문적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평가를 강요하는 것은 교육의 역할과 책임을 포기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취업률은 대학 평가가 가진 문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서바이벌 오디션과 같은 이런 평가방식이 쉽게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사실이다. 어찌해야 하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현행 평가제도의 문제를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노력은 계속해야겠지만, 그와 함께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경쟁을 포기하면 발언권도 사라진다. 그러니 엄혹한 경쟁을 견뎌내고, 다만 실력으로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한라. 그것이 서바이벌 참가자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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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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