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그들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이유
[주간기자석]그들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이유
  • 박윤조 기자
  • 승인 2011.11.15 16:40
  • 호수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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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이유

“조교님들은 뭐가 그렇게 바쁘죠?” “학과사무실에 갈 때마다 까칠하게 대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매일같이 보는 얼굴이지만 좀체 친해지지 않는 사람들. 아쉬울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지만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제대로 건네 본적 없는 사람들. 학생들과 가깝지만 먼 사이, 바로 조교가 아닐까.


조교는 학과의 모든 전반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교수와 학생 간에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소임 또한 갖고 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많은 행정적인 업무에 치여 학생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쌓게 된다. 심지어 전체 학과 학생이 400명에 달하는 학과지만 조교는 겨우 3명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많은 업무량에 대학원 논문, 과제 등을 함께 수행해야해 애를 먹는 조교들도 상당수다.


조교들은 교수가 수업을 하다가 컴퓨터가 작동이 안 되거나, 유인물을 복사할 일이 생기거나 수업하다가 무슨 일이 생길 때면 언제 어디서나 부르면 달려와 일을 처리해준다. 이렇게 사소한 일부터 행정적인 일까지 처리하다보니 가끔씩 학과사무실에 찾아와 “왜 이거 얼른 처리 안 해주냐”라는 식의 태도로 나오는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또 학생들이 학과사무실에서 복사와 같은 사소한 일까지 당연히 해주는 것 아니냐고 대하는 태도가 조교들을 지치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학생들에게 불친절하게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물론 대부분의 조교들이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곤 하지만, 일일이 모든 학생들의 사정을 봐줄 수가 없다고 한다. 경영학과의 한 조교는 “학생들의 수가 많기에 일일이 학생들의 사정을 알고 일을 바로 바로 처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한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지만 오히려 항의전화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 한 공과대학의 조교는 자신이 조교로서 학생들 술자리에도 꾸준히 참석해서 학생들의 고민거리도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술자리를 적극 권장했지만 문제는 학부모들이 자녀가 술을 먹고 귀가시간을 자주 늦자 학교 측에 항의를 했다는 것이다.


교수와 재학생에 대한 업무는 기본이고 요즘에는 취업조사 때문에 졸업생까지 관리해야 하는 조교. 거기다 행정 처리를 재촉하는 교학과 교직원은 물론 요즘 부쩍 많아진 학부모들의 항의전화. 그리고 본보 기자들의 여러 취재관련 전화에 귀찮을 텐데도 일을 바로 바로 처리해주니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다. 학생들은 필요할 때만 가끔씩 조교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조교들은 그런 학생들을 매일같이 대한다. 음료수 한 캔 들고 가서 “조교님 제 일을 해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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