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선언 ‘대학을 거부한다’
10대들의 선언 ‘대학을 거부한다’
  • 이승제 기자
  • 승인 2011.11.15 17:42
  • 호수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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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대학 거부 운동

“대학을 가지 않았을 때 당하는 수많은 차별과 무시들에 불복종하며 대학 입시를 거부합니다.” 대학 입학을 강요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열아홉 살 십대들이 현재 사회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학 입시를 거부했다. ‘대학 입시 거부로 세상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이하 투명가방끈)이다.

투명가방끈이 본격적으로 결성된 건 올 8월 말. 청소년 인권단체에서 활동하며 알게 된 93년생 열아홉 살 십대들이 나눴던 고민들이 구체화된 시점이다. 이들은 대학을 가지 않았을 때 당하는 수많은 차별 속에서 자신들의 세대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지 고민하던 끝에 ‘사회를 바꾸자’는 답을 내렸다. 여기에 대학 입시 체제에 반대하는 십대들이, 대학을 가지 않았거나 자퇴한 이십대들이 투명가방끈의 활동을 지지하며 가세했다. 그렇게 모인 약 10여명의 사람들이 투명가방끈 모임의 주축멤버가 됐다.

▲지난 12일 청계광장에서 학생들이 '대학 거부'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9월 3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개최된 런칭기념회의. 이 자리에서 요구안과 활동계획 등이 확정되며 투명가방끈의 모양새가 갖춰졌다. 투명가방끈은 △무한 경쟁교육 체제 반대 △대학 입학을 강요하는 사회 반대 △입시와 취업위주의 교육 제도 개선 등 8가지 요구안을 목표로 삼고 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후 투명가방끈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지난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18명의 열아홉 살 십대들의 대학입시거부선언, 지난 10월 31일 홍대 거리에서 진행된 ‘입시좀비 스펙좀비 할로윈행진’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계속되는 입시와 취업 경쟁에서 지쳐나간 십대와 이십대들이 투명가방끈의 활동을 지지했다.

투명가방끈을 조직했던 창립멤버인 조만성(19) 군은 “확정된 계획은 없지만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나 방향을 제시해 보자는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군이 말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란 무상교육과 교육평등화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승제 기자
이승제 기자

 redhan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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