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들도 사람처럼 제각각 성격 있어요"
"안내견들도 사람처럼 제각각 성격 있어요"
  • 이영은 기자
  • 승인 2011.11.22 13:35
  • 호수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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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구생활 15. 신규돌 안내견 훈련사

직업탐구생활 ⑮ 신규돌 안내견 훈련사
"안내견들도 사람처럼 제각각 성격 있어요"

 

이제 안내견이 무슨 일을 하는 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22만 명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우리는 시각장애인들을 주변에서 쉽게 보지 못한다. “안내견이 많이 양성돼 시각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신규돌 안내견 훈련사를 만나봤다.


최근 죽전 캠퍼스에서 신규돌(43) 훈련사가 안내견을 훈련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단 5명밖에 없는 안내견 훈련사다. 그 중에서도 어느덧 18년이 된 베테랑이다. 시각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신규돌 안내견 훈련사를 만나봤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신 훈련사는 군대에서 군견병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안내견 훈련사가 됐다. 우리나라에는 안내견 훈련사 자격증이 없어 국내의 안내견 훈련사 5명 모두 세계안내견협회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한다. 신 훈련사는 빈약한 국내 안내견 훈련 인프라를 못내 아쉬워했다. 안내견 훈련소도 용인 에버랜드에 단 하나뿐이다. 5명의 안내견 훈련사들은 그곳에서 안내견들의 건강과 위생 등을 모두를 관리한다.

안내견이 되는 개들은 엄선된 번식견들로 생후 49일이 되면 일반가정에 위탁되어 자라 14개월이 되면 안내견 학교에 입학해 6개월간의 양성과정을 거친다. 성격, 품성, 건강을 평가하는 기초평가에서는 대부분 통과하지만 중간평가를 통과하는 개들은 33%밖에 되지 않는다. 중간평가에서는 훈련사의 눈을 가리고 안내견의 실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눈을 가리고 걸으면 불안한 감정들이 손잡이를 통해 다 전달된다. 안내견은 평소 배운 것과는 다르다고 느껴 이 평가에서 거의 다 탈락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합격한 안내견들은 성격에 따라 시각장애인들과 매치된다. 또 나가기 전 시각장애인이 안내견훈련소와 자신의 생활범위 안에서 각각 2주씩 훈련사의 지도 아래 직접 훈련한다.

느리게 걷는 개, 소심한 개,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개, 안내견들도 사람처럼 성격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안내견 훈련의 기본 매뉴얼은 있지만 안내견 각각의 성격에 맞춰서 맞춤교육을 해야 한다. 안내견 훈련사는 개의 성격을 잘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안내견 훈련사가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는 인내심이다. 말 못하는 개에게 한 가지를 가르치려면 끝임 없는 반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내가 힘들어도 안내견에게는 늘 같은 밝은 모습으로 대해야 해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안내견을 가르칠 때는 ‘앞으로 가는 거구나’라는 의미를 가르치기 위해 ‘앞으로’라고 말하면서 손바닥을 펴 쭉 앞으로 밀어주는 동작도 크게 해준다. 나중에는 말만 듣고도 그 의미를 알게 해야 한다. 최근 <마음이> 등의 영화에서는 안내견에게 연기나 쇼 같은 것을 가르치는데, 현실과는 좀 다르고 한다. 현실의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의 생활과 안전을 돕는 역할에 충실하다.

현재 죽전캠퍼스에서 안내견들의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왜 대학교에서 안내견 훈련을 할까?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은 22만 명, 안내견을 신청한 사람은 1000명, 그 중 안내견들의 40%가 대학생에게 보내졌다. 넓고 다소 복잡한 캠퍼스에서 등학교 및 수업을 받으려면 그만큼 절실한 것이다. 신 씨는 단국대 학생들에게 “훈련하는 안내견에게 말을 걸거나, 먹을 것을 주지 말아 달라. 또 안내견을 만지지 말고 사진은 허락을 받고 찍어줬으면 좋겠다. 안내견이 집중 못하는 그 순간에 어떤 사고가 날 지 모르기 때문이다”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씨는 “각박한 현실이 사회를 점점 이기적으로 만들지만 한번쯤은 뒤도, 옆도 돌아보는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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