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흑색선전 난무 … 달지 않은 ‘단쿠키’
인신공격·흑색선전 난무 … 달지 않은 ‘단쿠키’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1.11.29 17:32
  • 호수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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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없는 XX야. 너 군대가면 XX 맞겠다.” “너 상경대 OOO지? 내가 찾아 간다 XXX야.”

우리 대학의 학생 자치 커뮤니티 단쿠키(www.dankookie.com)에 올라온 한 댓글 대화의 일부다. 학내 커뮤니티에서의 거친 표현과 특정 집단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흑색선전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8년 8월 오픈한 단쿠키(누적회원 11,100명 내외)는 일일접속자 수가 900~1300명에 달하는 대표적 학생 자치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개설 초기의 건전한 토론과 정보교류 취지가 최근 인신공격성 댓글과 근거 없는 비난 등으로 퇴색되고 있다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음악대학 임현묵(성악·4) 회장은 “익명제를 악용한 근거 없는 비난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잦다보니 최근엔 아예 단쿠키를 이용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단과대 회장들은 특히 “문제의 핵심은 제쳐둔 채 비난부터 하고 보는 풍조가 생긴 것 같다”며 우려했다. 문과대학 나용재(사학·4) 회장은 “지난 7월 단식투쟁을 할 때 물과 소금, 포도주스만 먹으며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건 음식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난하는 글을 보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예술조형대 강정범(도예·3) 회장도 “학생총회 때 덮어놓고 비난부터 하는 여론이 아쉬웠다”고 했다.

근거가 없는 얘기를 퍼뜨리는 일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정 집단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자 커뮤니티를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 단과대 회장이 익명으로 특정 집단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글을 올리다 적발되는 사례도 있었다. 나 회장은 “정치적 이용이 자주 보였다”며 “실명제가 부담스럽다면 아이디 공개 기반의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여론몰이를 막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단쿠키 운영팀 김보성(컴퓨터학부·3) 대표는 “최근 들어 늘어난 지나친 악성댓글에 운영팀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얼마 전엔 오프라인으로 찾아간다고 협박한 사람의 아이디를 정지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단쿠키는 현재 경고가 3회 누적되면 이용을 정지시키는 ‘쓰리아웃제’와 3회 이상의 신고가 접수되면 글이 안보이도록 막는 ‘댓글 블라인드제’ 등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다. 올 초에는 ‘에티켓을 지키는 단국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운영팀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중립적인 입장으로 이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라며 “역기능을 감수하면서도 익명제를 유지하는 취지를 헤아려달라”고 이용자들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당부했다.

김상천 기자 firestart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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