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12년의 질문
[사설]2012년의 질문
  • 단대신문
  • 승인 2012.01.03 13:06
  • 호수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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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연표는 새로운 출발을 요구한다. 새로운 출발은 미래의 기약을 담는 행위이다. 미래의 기약은 그러나 앞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기약은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지나온 시간의 행적을 짚어보도록 요구한다. 잘못을 반성하며, 풀지 못한 과제를 정리하고, 새롭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새 출발의 시작이고, 그럴 때 새 연표는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사회의 미래는 상당 부분 구성원들의 정치적 선택에 달려있다. 특히 2012년은 예년과 달리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규정하는 정치적 선택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시간이다.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 여기에서 구성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크게 결정된다.


  미래를 위한 선택의 지점인 2012년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그러면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핵심은 ‘국가/정부는 무엇을 위해 존재 하는가? 누가 어떤 리더쉽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가?’ 등일 것이다. 그리고 남은 과제는 질문과 답에 따른 우리의 판단과 선택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른 무엇보다 지난 4년여 동안 겪은 정치경제적 경험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경제를 살릴 수 있다기에 표를 주었고, 또 그러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그 동안 그럴 수 있는 능력도, 또 실천하려는 의지도 사실상 없음을 드러내주었다. 그리고 이 기간 정치는 실종되었다. 당연히 시절은 나아지지 않은 채 정치는 더욱 혼란스럽고 경제는 갈수록 궁핍해졌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미래는 기약하기 어려운 불안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정치는 법의 이름으로 검찰과 법원에 의해 난도질되고, 경제는 성장과 개발의 이름으로 부자들에 의해 좌우되어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는 오히려 갈등 유발자였고, 경제는 내리막으로 떨어지는 우울한 화살표였다. 말할 나위 없이 국가/정부의 임무는 시대정신에 맞는 전망을 제시하면서 역량을 갖추어, 사회적 갈등의 조정자로서의 정치, 생활의 물리적 토대로서의 경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의 경험은 이와 달랐다. 정치와 경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보호막이었고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었지만, 대다수에게는 고통이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 기득권 세력들의 약탈적 정체를 더 선명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한편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각종의 소셜미디어에 힘입어 기존 체제의 변화를 추구하는 아래로부터의 움직임이 점점 가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시야를 넓혀볼 때 아랍의 재스민 혁명부터 월가점령 시위까지 기존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가히 범세계적이다. 북한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섰고 미국도 올해 총선과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흐름들이 국내외적으로 어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지 2012년은 우리에게 큰 물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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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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