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단대신문 학술·문학상』시 부문 당선소감
제35회 『단대신문 학술·문학상』시 부문 당선소감
  • 박성규(문예창작·3) 군
  • 승인 2012.01.03 17:01
  • 호수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실을 말할수록 단단해진다

시 부문 당선소감

박성규(문예창작·3) 군

진실을 말할수록 단단해진다


스무 살, 저는 많이 아팠습니다. 너무 아파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절대로 글을 쓰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아프다는 걸 자각하게 될 때면, 뒤에 흘러나올 문장들을 생각했습니다. 곧이곧대로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기억들을 뒤틀어도 보고 덧붙이기도하고 하여간 구절들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병실에서 아무것도 제 손으로 하지 못하면서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들만 하는 게 싫었습니다. 퇴원을 할 때쯤엔, 절대로 이 아픔의 단상들을 내 시로 써먹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이야기라는 게 하면 할수록 불어나는 것이라서, 시를 쓸수록 나의 치부를 들키는 것만 같아서 내보이기 싫었습니다. 내 거짓을 남들이 알아차릴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라는 게 진실을 말할수록 목소리가 단단해집니다. 오른손잡이가 억지로 왼손으로 밥을 떠먹으면 두어 번 밥숟갈이 미끄러지듯이 여태 저는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오른손으로 꾸역꾸역 밥숟갈을 삼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많이 부족한 저의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분들과 김수복 선생님, 이시영 선생님, 박덕규 선생님, 강상대 선생님, 최수웅 선생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안도현 선생님! 문득 궁금해집니다. 아직도 낯선 천안 땅을 생각 할 때면 떠오르는 지훈 조교님, 요섭이형, 성준이형, 병트, 철이 안 든 지인이, 기호, 08동기들과 우리 시누리 동인들. 올해 동인지 한 번 내는 게 목표였는데 못난 회장 따라오느라 고생 많았구나. 다 같이 식사대접 하고 싶습니다.
부모님.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있어 아직 어린 자식은 아픔을 모르고만 살았습니다. 그리고 心지현씨께도 항상 감사드립니다. 회를 못 먹는 당신에겐 思詩美 한 대접 하고 싶습니다.

박성규(문예창작·3) 군
박성규(문예창작·3) 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