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교육의 사회적 책임
[사설] 대학교육의 사회적 책임
  • 단대신문
  • 승인 2012.03.06 20:57
  • 호수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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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존재이유는 큰 학문을 가르치고, 그것으로 세상을 바꾸어 내는데 있다. 그러나 대학의 그러한 존재이유가 무뎌진지가 이미 오래다.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여 대학들은 보편진리보다 실용적·도구적 지식을 생산하고 기르는데 더 열중이다. 대학을 다닌다는 것도 장차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여기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풍토에서 대학을 거쳐 간 고등 지식인들이 보여주는 가장 큰 맹점은 사회적 의식과 책임감의 결핍이다.

최근 인터넷 소통 공간에서는 식당 종업원에게 배가 차였다는 ‘임산부녀’ 사건, 어린이에게 뜨거운 국물을 쏟은 뒤 도망갔다는 ‘된장국물녀’ 사건들로 떠들썩했다. 이 두 사건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제되지 않는 사적 의견이 공공적인 여론으로 둔갑해 발생한 것이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라 부른다.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해 소통하는 한 방식을 가리킨다. IT 강국이어서 그런지, 그 보급이 우리나라가 유독 빠르다. 그러나 두 사건에서 보듯, 소통은 사회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메시지는 철저히 개인적인 것이다. 사회는 없고 개인만 있다는 뜻이다.

개인의 사적 생각과 가치가 사회적인 것으로 둔갑하고, 그것이 일반화되면, 그 사회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주변의 땅들이 사회지도급 인사들에 의해 매입된 사건이 언론을 통해 발표된 적이 있다. 관련된 분들은 하나같이 ‘투기목적’으로 매입한 것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그들의 진술 속에는 개인적인 ‘매입행위’가 가져올 사회적 여파나 피해에 대한 공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의식’이 전혀 없다.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는 인사들이다. 저러한 사적인 판단의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공적인 일들을 지금까지 해 왔다면, 그들이 담당해온 기업경영, 공공행정, 언론 등은 과연 어땠을까?

대학이 생산하는 큰 학문은 실험실 속의 진리가 아니라 사회 속의 진리여야 하고, 대학의 교육은 그러한 진리를 수용자인 학생들이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을 돕는 것이 되어야 한다. 대학을 갓 들어 온 새내기들이 대학에서 맛볼 수 있고, 또한 대학생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도 ‘사회적 진리’의 의미와 가치가 되어야 한다. 대학이 이젠 환골탈태해야 한다. 대학의 구성원 모두, 대학의 사회적 책임,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 교육의 공공성을 새롭게 고민해 봐야 한다. 이렇게 해서 금번 학기부터는 대학 새내기들이 건강한 의식을 갖춘 사회인으로 태어나는 교육의 수혜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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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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