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오케이 ① 만원으로 데이트하기
만사오케이 ① 만원으로 데이트하기
  • 박윤조 기자
  • 승인 2012.03.07 13:19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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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대학생커플의 노량진 정복기

① 만원으로 데이트하기

가난한 대학생커플의 노량진 정복기


만사오케이는 매주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만원의 한정된 예산으로 해결하는 미션수행기다. 데이트비용이 겁나는 요즘. 야무지면서도 예쁘게 데이트하는 방법으로 첫발을 떼본다.  <편집자주>


 “우리 밥 먹고 영화보고 차 마실까? 아님 영화보고 밥 먹고 차 마실까?”
한 연인이 데이트코스를 고민하는 모CF장면이다. 서로의 얼굴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그런 말은 연애초기에나 통한다. 매번 반복되는 데이트코스도 지겹지만, 영화티켓 9천원에 커피값에 밥값은 갈수록 부담이 된다.


그래서 ‘단돈 만원으로 데이트하기’라는 만만찮은 도전에 나섰다. 평소에도 기자는 남자친구와 도서관, 조조영화 데이트를 즐겨했었다. 하지만 ‘둘이서’ 만원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에 노량진이 물가가 저렴하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노량진역으로 향했다. (교통비는 후불신용카드여서 제외)


노량진역에서 쭉 걷다보면 사육신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전망 좋은 여의도 한강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숨은 명당이다. 걷다보니 배가 고파진 우리는 노량진역 근처로 가서 와플 두 개를 사먹어 1,400원을 썼다. 또 노량진 골목에 숨겨진 저렴한 어묵가게에서 어묵 200원, 300원짜리 두 개씩 1,000원을 지불했다. 어묵 하나만 더 먹자는 남자친구의 애원을, 돈을 아껴야 한다는 신념으로 거부하자 사장님이 국물이라도 많이 먹으라고 우리를 위로했다. 그대는 눈물 젖은 어묵 국물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앗! 근처 오락실 안에 동전노래방 기계가 보였다. 천원에 최신곡 4곡이나 섭렵하고 나왔다. 그때 명색이 만원데이트인데, 커플아이템을 구입해야하지 않겠냐는 남자친구의 말에 솔깃해 커플양말도 충동구매 해버렸다 젠장. 도라에몽 양말 구입에 다시 1,200원을 썼다. 슬슬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고시생들을 위한 수많은 포장마차가 장사진을 이루었다. 다행히도 볶음밥, 떡볶이 등 2,500원 이하의 저렴한 메뉴가 많았다. 야채볶음밥 1,800원과 야채햄계란볶음밥 2,000원짜리를 사먹고 나서 사장님의 특별 서비스로 샷 추가한 1,000원짜리 테이크아웃 커피를 나눠 마시자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꼴랑 600원을 손에 쥔 우리는 어묵을 하나만 먹었어야 했다”, “아니다 와플을 사먹지 말아야 했다”며 서로 아웅다웅했다. 다행히 잘 협상하여, 알파문구에서 제일 싼 100원짜리 엽서 두 장을 구입해 서로에게 화해의 엽서를 써주기로 했다. 무작정 카페에 들어가 커피주문도 하지 않은 채 앉아서 만원데이트 후기와 함께 엽서를 썼다. 이제 해도 저물고 집에 돌아갈 시간. 결국 400원이나 남겼다. 만원으로 오랜만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데이트비가 고민된다고? 아낄려고 작정하면 아낄 수 있다! 둘만의 소소한 추억은 보다 더 많이 쌓을 수 있다. 물론 많이 걸을 각오는 해야 한다. 어쨌거나, 만원으로 데이트하기 미션 클리어!  

 

박윤조 기자 shynjo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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