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오케이 3. 만 원으로 당일여행하기
만사오케이 3. 만 원으로 당일여행하기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2.03.20 08:54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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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 한 장이면 여행 준비 끝

“아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개강한 지 이제 겨우 3주 남짓. 친구들과의 반가운 재회도 잠시, 이내 꿀같이 달콤했던 방학이 그리워진다. 이럴 때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막상 여행을 가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하기만 하다. 그런데 만 원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너무 기뻐 춤이라도 출 수 있을 것 같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충남 아산이 제격이라는 친구의 말에 1호선 신창행에 몸을 실었다. 엉덩이가 아파오고 슬슬 친구가 원망스러워질 때쯤 온양온천역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서울역에서 딱 2시간 12분. ‘시작은 반이다’라고 하였던가. 시작과 동시에 몸은 지쳤지만,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버스로 40분이 걸려 외암민속마을에 도착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등 영화는 물론 드라마, CF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던 이 마을에는 안동하회마을처럼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었다. 언덕을 따라 초가집과 기와집이 어울려 있는 그림 같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푸근해졌다. 입장료 2천 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바로 근처에 있는 현충사에도 들렸다. 너무 넓어 다 둘러보지는 못하고 천천히 본전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정문을 나와 넓게 펼쳐진 잔디밭으로 향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가족, 연인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애써 시선을 돌리며 점심은 집에서 싸온 유부초밥으로 해결했다. 갑자기 옆구리가 시린 건 바람이 불어서겠지. 젠장.

황급히 버스를 타고 도고세계꽃식물원으로 향했다. 세계꽃식물원은 국내 최대 실내식물원이다. 향이 백 리를 간다고 이름 붙여진 백리향, 보기만 해도 화사한 튤립 등 쌀쌀한 날씨 속에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할인권을 인쇄해가면 입장료는 단돈 오천 원이다. 관람 후에 입장권을 제시하면 작은 다육식물 화분을 주니 결코 비싼 돈이 아니다.

다시 온양온천역으로 돌아오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쓰러지기 일보 직전 발견한 온천수 무료 족욕체험장. 잠시 심마니에 빙의 돼 외쳤다. “심~봤다!” 국내 최고의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에 와서 온천을 못 해 서운하던 참에 이렇게 공짜로 경험해 보다니. 얼굴도 모르는 아산시장에게 무한 감사를 보내고 온양온천전통시장으로 갔다.

저녁은 김떡순… 아니, 김밥과 떡볶이 당첨이다. 분식집 할머니가 떡볶이에 살짝 얹어주시는 김말이 튀김을 보니 잃어버린 가족이라도 만난 양 반가웠다. 쿵짝쿵짝 온양온천전통시장만의 시장송을 들으며 김밥, 떡볶이를 먹으니 거짓말 조금 보태 이곳이 천국인가 싶다. 이렇게 맛난 저녁은 3천 원, 시장 인심은 공짜!

이번 여행에 든 돈은 에누리없이 딱 만 원이다. (후불신용카드라 교통비 제외) 휴, 아슬아슬하게 미션 성공! 바쁜 삶 속에 여유를 찾고 싶은가.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은가. 이번 주말에 만 원 한 장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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