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touch 55. 사생팬의 불편한 진실
대중문화 touch 55. 사생팬의 불편한 진실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2.03.20 08:55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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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인가, 스토커인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팬이란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하지만 그들을 향한 팬의 관심이 '애정' 수준을 넘어 ‘집착’으로 번질 때 팬은 가장 강력한 '적'이 되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된 인기 그룹 JYJ의 '사생팬(私生fan) 폭행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JYJ의 ‘사생팬 폭행 사건’의 시작은 JYJ의 멤버 김재중과 박유천의 ‘폭행 음성파일’이 한 연예 매체에 의해 공개되면서부터였다. 파일이 공개되자마자 JYJ는 공인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했다는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JYJ 멤버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와 함께 그동안 사생팬들에게 당한 물리적·정신적 폭력에 대해 토로하면서 비난의 화살이 사생팬으로 옮겨가기에 이르렀다.

사생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열성팬을 뜻한다. 일반 팬들이 콘서트나 팬미팅 등에서 스타를 보는 것에 만족하는 반면, 사생팬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려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기본적인 행동 패턴은 소속사나 숙소 앞에 나뉘어 대기하고 있다가 연예인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휴대전화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생팬들이 범죄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연예인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가까이서 만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이용해 ‘사생 택시’까지 등장했다. 사생 택시는 시간당 일정 금액을 받고 사생팬들을 태우고 연예인을 따라다니는 택시다. 사생팬들을 위해 해당 연예인의 차와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기도 하는 걸로도 악명 높다.

JYJ 멤버 김준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생팬들이 우리 신분증을 이용해 통화 내용을 노출했고 자동차에 위치 추적 GPS를 몰래 장착해 쫓아다녔다. 또 빈번히 무단 침입해 개인 물건들을 촬영하고 심지어는 자고 있는 내게 다가와 키스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라면  팬 수준을 넘어 남을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스토커라 할 만하다.

연예인과 팬의 관계를 볼 때 사실 연예인은 약자다. 신변을 위협받을 정도로 팬들이 달려들어도 싫은 내색을 한다거나 매니저 등 경호원을 시켜 과하게 방어하면 욕을 먹기 마련이다. 귀찮고 불편해도 항상 미소를 잃지 말아야 하며 따뜻한 미소로 팬들을 대해야 한다.

하지만 연예인도 사람이다. 아무리 공인이라지만 그들도 보호받고 싶은 사생활이 있기 마련이다. 사생팬에게는 맹목적이고 이기적인 자기감정만 있을 뿐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배려는 없다. 연예인은 팬의 사랑을 먹고 산다. 따라서 연예인이 팬에게 보답해야 하는 의무가 있듯, 팬도 해당 연예인을 보호해주는 배려와 아량이 필요하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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