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장이 '맛이 가면' 버려진다.
[주간기자석]장이 '맛이 가면' 버려진다.
  • 서준석 기자
  • 승인 2012.03.20 12:10
  • 호수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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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을 옮기면서 그간 말로만 듣던 종합편성채널을 보게 됐다. 신기한 마음에 4개의 종편채널을 돌리며 각종 프로그램을 한참동안 감상했다. 감상평부터 말하자면, ‘그저 그렇네’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초점을 잃어버린듯 한 종편채널의 프로그램들이 다른 채널을 보기위해 채널을 돌릴 때마다 화면에 잡히는 게 거슬릴 정도였다.

종편채널의 요즘 시청률은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다. 각종 언론과 매체에서는 자멸하고 말 것이라 추측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 또한 썩 좋지 못 한 것이 현실이다. 어쩌다 민중의 소리라 자부하던 신문사가 국민들에게 이렇게까지 얻어터진 것일까.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밥상을 차려주지 못 했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본다.

신문사의 경영 위기나 신종 디지털매체의 위협 등 다양한 내·외부적 어려움을 미천한 학보사 기자가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같은 신문을 만드는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해주세요’정도의 부탁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 파워블로거 수준의 ‘아이폰 사용기’라던가 소설처럼 쓰여 진 사건보도기사를 볼 때마다 ‘종편하겠다고 설레발치더니 본질을 잃어버렸군’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러한 생각과 동시에 ‘단대신문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기자들과 토요일마다 회의를 하며 신문사가 학생들을 위해, 또 학보사여야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늘 고민한다. 종종 ‘이런 기사를 우리가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하지만 ‘대학 구성원, 특히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이라면 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기획을 꾸린다.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 닭살이 돋기는 하지만, 기자가 단대신문을 하며 이것만은 ‘정말 잘 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각종 캠페인이다. 죽전에서 시행했던 무단횡단 근절 캠페인과 천안에서 했던 10가지 무개념 행동 근절 캠페인은 칭찬할만하다. 그리고 이번에 과점퍼 가격의 차이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 ‘과점퍼 가격 평준화’는 일말의 가능성만을 가지고 무모하게 시도한 것에 비해 성과는 괜찮았다. 과점퍼 가격에 대한 학우들의 의문을 풀고 깨끗하게 해보겠다는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생회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어 취재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각계에서 종이로 만들어지는 매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천천히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이 TV때문에 라디오는 사라질 것이라 했지만, 여전히 라디오 방송은 존재하고 비디오가 나오면서 영화는 망할 것이라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렇다면 신문도 위기 속에 기회가 존재하는 것이라 판단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본연의 맛을 잃지 않고 적절히 간이 된 맛있는 밥상을 차려 준다면 말이다.

서준석 기자 seojs05@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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