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에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마세요!!
수업 중에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마세요!!
  • 배개화(교양기초교육원)교육조교수
  • 승인 2012.03.20 22:12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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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2000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환갑이 넘으신 우리 어머니도 효도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강타한 스마트폰 열풍은 이제 교실 풍경도 많이 바꾸고 있다. 

개학과 함께 새로 시작한 수업에 들어가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다. 내가 하는 수업은 핵심 교양이라 만나는 학생들이 대부분 신입생이다. 한 학생에게 고등학교 때도 스마트폰을 썼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은 대학에 입학하면서 샀다면서 데이터 무제한을 서비스하는 5만 원대 요금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른 학생은 겨울방학 동안 한 아르바이트 비를 받지 못해서 아직 스마트폰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억울해 했다.    

교실마다 아직 학기 초인데도 불구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있는 학생들이 한두 명씩 있다. 가까이 가서 뭘 하나 보면 친구들과 ‘카카오 톡’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의자 밑에 핸드폰을 숨기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학생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 톡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수업 시간에 토론을 하게 됐는데, 토론 시간을 재야했다. 그날따라 스마트폰을 두고 와서 학생의 것을 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뭐해?’ 하고 카톡이 왔다. 응답을 하지 않으니 ‘수업 중이야?’ “응?” 계속 물어본다. 수업 시간 동안 한 열 번 정도 메시지를 받았나보다. 지나친 집착에 슬그머니 피곤해지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이렇게 카톡을 하다 보면 수업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스마트폰의 폐해는 또 있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수업 중 과제를 하는 것이다. 한 번은 ‘그림’을 주고 그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수업 활동을 하였다. 활동의 취지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서 그림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웹서핑을 하면서 감상문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문학이나 예술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해보라는 것인데, 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정답을 찾고 있었다. 요즘 5세 이하의 아기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많이 빠져있고, 이것이 두뇌와 지능의 발달을 방해한다고 걱정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 폐해는 대학생들에게도 해당되는 듯하다. 무엇보다 수업 과제를 하기 위해 스마트 폰을 참조하는 행동은 수업 윤리에도 어긋난다.

이런 교실 풍경에 대한 불만은 종종 엄포로 표현된다. “수업 중에 스마트 폰 하다가 걸리면 점수 깍을 거예요!!” 하고 말이다. 나는 솔직히 이런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숭고해야 할 사제 관계가 이 순간 학점을 거래하는 관계로 떨어지는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이것만큼 학생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데 효과적인 것도 없다.

요즘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예전만큼 떠들지 않는다. 스마트 폰으로 조용히 수다를 떨 수도 있고, 오락도 할 수 있고, 만화도 볼 수 있다. “멀티플레이”는 수업 시간에도 대세이다. 하지만 심심한 것을 싫어하는 대학생들이여, 이것만은 꼭 실천하자! 수업은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은 쉬는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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