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고침’의 주도자
‘소통’과 ‘고침’의 주도자
  • 이영은 기자
  • 승인 2012.04.03 13:44
  • 호수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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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고침’의 주도자

한 재학생이 행정서비스 건의게시판에 “이루어지진 않겠지만…”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행정서비스가 고쳐질 거라 기대하지 않지만, 학교를 다니는 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레’ 불만을 얘기하는 학생들. 그런데 이게 웬일? 학생의 건의에 교육개발원 김민정 부원장의 답변이 올라와있다. 비밀글이지만 다른 게시물을 봐도 제목에 <완료>표시가 돼있다. 행정서비스 헌장이 시행된 후 민원제의 게시판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관련기사 1면).


기자가 취재하는 도중 들은 얘기지만 행정서비스 게시판에 ‘OT 사발식’에 대한 학부모 민원이 올라와 학생회가 4번에 걸쳐 공개사과를 한 적도 있었고, 조교에 대한 불친절 지적이 올라와 해당학과는 매달 조교 모니터링을 약속하기도 했다. 사실 기자는 행정서비스 헌장을 제정할 때에 ‘전화는 3번 울리기 전에 받는다, 단정한 복장과 밝은 표정으로 정중하게 대한다.’등 서비스 실천사항을 보고 이 당연한 걸 왜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행정서비스’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수강신청, 학사일정, 복지, 장학금관련 문제나 시험의 엄정한 평가와 피드백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것도 모두 행정서비스다. 행정서비스 일환 ‘학생 CS(Customer Satisfaction)’시스템이 잘 돼있다는 동국대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강의실 대관, 분실물 센터, 노트북 대여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또 학생의 건의로 캠퍼스 간 학점 교류자는 장학금 제외 대상이었던 학칙을 개정하기도 하며 쌍방소통이 잘되고 있다. 대학의 발전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게시판도 있다.

지난 9월 우리 대학도 지적받아온 행정서비스의 친절 및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첫발을 떼며 CS경영 마인드를 교육하는 등 행정서비스 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서비스 개혁을 단순히 ‘편리한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만으로만 실천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점, 게시판 답변에 ‘이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고 말하는 일방적인 답변 태도 등은 아쉽다. 아직도 학생을 등록금 낸 만큼 이용하며 편의를 추구하는 ‘이용자’로, 교직원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공자’로만 이해하는 듯하다. 대학에서는 이런 ‘고객 만족’이라는 마음가짐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도 행정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소통과 고침의 주도자는 바로 재학생이다. 구성원의 일부로 참여해 여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직 대학은 정책을 만들기 전 학생들의 ‘의견 듣기’까지는 못 미치지만, 행정서비스 헌장을 시행하며 정책에 대한 시정요구는 듣고 고치려 하고 있다. 행정서비스 개혁은 대학이 학생들과 제대로 ‘소통’하여 ‘고침’하는 첫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제안건의 게시판에 “이루어지진 않겠지만…”하며 괜히 소심하게 말하지 말자. 그리고 “학교 발전을 위해서, 학교의 구성원 중 한 명”임을 잊지 말며, “시정해주세요”라고 당당히 요구하자.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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