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미나 대학'이 돼야
[사설] '세미나 대학'이 돼야
  • 단대신문
  • 승인 2012.04.04 12:26
  • 호수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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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학문을 ‘탐구’하고 ‘논(論)’하고 ‘가르치는’ 곳이다. 연구, 토론, 수업이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문 활동의 3대 행위요소인 셈이다. 대학이 대학답다는 것은 바로 이 세 가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외국의 유명대학에서 맛볼 수 있는 ‘대학다움’도 바로 이 세 가지가 활발하다는 데서 갖는 감이다. 우리 대학은 죽전캠퍼스로 옮긴 후 시설이나 면학 분위기 면에서 한남 캠퍼스 시절에 비해 ‘훨 나아졌다’. 그러나 변함없는 것 중의 하나는 토론문화의 부족이다.

외국대학에서 오래 동안 지내다 들어와 보면 학교의 분위기가 뭔가 쳐져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년이 가도 변변한 세미나나 토론회 한번 열리지 않는 데서 이러한 느낌이 다가온다. 외국의 유명대학에 있어 보면 대학의 다양한 집단들은 늘 뭔가를 발표하고 토론한다는 안내물로 넘쳐 남을 목격한다. 학과 혹은 단과대학들은 대개 정례 세미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령, ‘오찬 세미나(luncheon seminar)’를 고정시켜놓고 학기 내내 주요 화자(話者)를 불러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샌드위치나 커피 한잔 들고 와 먹고 마시면서 발표와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엔 교수와 학생 구분이 없다. 다루는 토픽도 해당분야의 주요 연구성과, 저작물, 특정이론, 논란이 되는 특정주제, 현안이슈 등이어서 전공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캠퍼스 이곳저곳에서 세미나나 토론회가 사시사철 열린다는 것은 대학의 존재감 그 자체를 만들어준다. 때문에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문 활동 세 가지 요소 중 ‘논’하는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 ‘토론’은 ‘연구’를 선행하면서, 동시에 언어적 소통을 통해 연구결과를 지식으로 전달하는 ‘수업’의 전 단계적 의미를 갖는다. ‘연구’와 ‘수업’의 중간에서 양자를 매개하면서 촉진하는 게 ‘토론’이란 것이다. 토론이 중심이 되는 대학을 ‘세미나 대학’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대학도 이젠 세미나 대학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학과 내지 단과대학별로 다양한 세미나 프로그램의 운영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내 교수들이 먼저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협력과 단합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또한 외부자를 초빙해 발표 토론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서 동시에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 해가야 한다. 차제에 대학원과 학부 고학년의 주요 과목의 수업은 모두 세미나식으로 바꾸어 학생들이 수업의 실질적인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세미나 대학이 되기 위해선 학교차원의 제도화와 지원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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