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자유로운 성이 노벨상 앞당긴다”
아쉽게도 한국의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2007년 가톨릭의대에서 여성만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첫 경험 연령이 평균 20-21세로 나왔단다. 연하 여성을 사귀는 남성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선진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평균보다도 한참 뒤진다. 이런 것까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16세 때 진한 연애를 한 성춘향과 이도령의 예에서 보듯 이른 성경험은 우리나라 전통이기도 했다. 사실 10대는 일생에서 성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성욕 또한 가장 왕성한 시기,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성욕을 거세당한 채 입시공부만 하도록 강요당한다. 겨우 자위로 욕망을 달래 보지만, 천부적인 권리인 자위조차 부모님이 갑자기 들이닥칠까 봐 눈치를 보며 해야 한다.
20대가 된다고 해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10대 후반에 독립하고 동거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인이 된 선진국과 달리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면서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우리 20대는 여전히 “너 혹시 뽀뽀해 봤니?”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니?”같은 유아적인 대화를 나누며 욕망을 달랜다. 러브호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귀가시간의 제약이 있다 보니 ‘관계 후 대화’를 통해 사랑이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하는 대신 일을 마치면 후다닥 옷을 입고 집에 가기 바쁘다. 성폭력, 성매매 등 성에 관련된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은 건 청년들의 성 지체 현상이 한몫을 하지 않을까?
우석훈은 <88만원 세대>에서 노벨상이 서양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이유를 성 지체 현상에서 찾았다. 그렇다면 이건 10대, 20대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이 성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구호를 외쳐본다. “청년들의 자유로운 성이 노벨상 앞당긴다.”
서 민(기생충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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