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성달성 ⑤ 노벨상을 앞당기는 법
알성달성 ⑤ 노벨상을 앞당기는 법
  • 서 민(기생충학) 교수
  • 승인 2012.04.04 12:36
  • 호수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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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자유로운 성이 노벨상 앞당긴다”

전 세계 아이들의 첫 경험 연령을 알아봤다 (http://yurion.net/1549). 우선 평균이 17.3세라는 것에 놀라 자빠진다. 우리로 따지면 고2에 해당할 그 나이가 동정을 떼는 평균 나이라고? 못사는 나라들이 문란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이른 나이에 성 경험을 한다. 아이슬란드가 15.6세로 1위라고 하면 “그 나라가 뭐가 잘 사냐?”고 할지 모른다. 2008년의 금융위기로 4만 불이던 1인당 GDP가 반 토막이 난 그 나라가 잘 산다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 해도, 독일 15.9세, 스웨덴. 덴마크 16.1세, 노르웨이 16.5세, 미국 16.9세, 프랑스 17.2세라는 것엔 별로 할 말이 없으리라. 한 마디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나라들은 대개 어려서 성을 경험한단 얘기다. 우리 이웃인 일본이 스위스, 벨기에와 비슷한 17.2세고, 중국도 이탈리아와 같은 18.3세라는 대목에 이르면 대체 우리나라 통계는 어떤지 궁금해진다.
아쉽게도 한국의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2007년 가톨릭의대에서 여성만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첫 경험 연령이 평균 20-21세로 나왔단다. 연하 여성을 사귀는 남성이 많다는 걸 감안하면 선진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평균보다도 한참 뒤진다. 이런 것까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야 하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겠지만, 16세 때 진한 연애를 한 성춘향과 이도령의 예에서 보듯 이른 성경험은 우리나라 전통이기도 했다. 사실 10대는 일생에서 성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성욕 또한 가장 왕성한 시기,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성욕을 거세당한 채 입시공부만 하도록 강요당한다. 겨우 자위로 욕망을 달래 보지만, 천부적인 권리인 자위조차 부모님이 갑자기 들이닥칠까 봐 눈치를 보며 해야 한다.
20대가 된다고 해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10대 후반에 독립하고 동거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인이 된 선진국과 달리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면서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우리 20대는 여전히 “너 혹시 뽀뽀해 봤니?”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니?”같은 유아적인 대화를 나누며 욕망을 달랜다. 러브호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귀가시간의 제약이 있다 보니 ‘관계 후 대화’를 통해 사랑이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하는 대신 일을 마치면 후다닥 옷을 입고 집에 가기 바쁘다. 성폭력, 성매매 등 성에 관련된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은 건 청년들의 성 지체 현상이 한몫을 하지 않을까?
우석훈은 <88만원 세대>에서 노벨상이 서양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 이유를 성 지체 현상에서 찾았다. 그렇다면 이건 10대, 20대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청년들이 성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구호를 외쳐본다. “청년들의 자유로운 성이 노벨상 앞당긴다.” 

서 민(기생충학) 교수

서 민(기생충학) 교수
서 민(기생충학)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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