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58. 오디션 프로그램, 왜 남자만 우승할까?
대중문화터치 58. 오디션 프로그램, 왜 남자만 우승할까?
  • 이호연 수습기자
  • 승인 2012.04.11 21:13
  • 호수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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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은 남자를 좋아한다?”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 그리고 구자명. 이들은 모두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모두 남자라는 것이다. 서인국부터 구자명까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1등  자리는 지금껏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돼왔다.
어마어마한 상금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까지 얻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들이 모두 남자라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일까? 모든 경우가 그렇듯 이러한 결과에도 이유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승자 결정방식이다. 방송사도 포맷도 확연히 다르지만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관되게 우승자 선정 방식에서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 점수를 반영하고 있다. 문자 투표 점수는 50% 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다. 이러한 문자 투표의 주 수요층은 바로 여성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참가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것도 역시 여성이다. 보편적으로 이성에게 더 큰 호감을 느끼는 인간의 특성을 염두에 뒀을 때 당연히 남성 참가자가 우세한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남성 참가자의 우승 독점은 가장 기본적인 성별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된다.
두 번째 이유는 방송사의 술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리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단골 플롯은 여성 참가자의 갈등과 남성 참가자의 우정이다. 적극적인 성격의 여성 참가자는 마녀사냥을 당했고, 난치병 투병 중임에도 열정으로 출전한 남성 참가팀은 결국 우승을 했다. 경쟁 사회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휴머니즘에 약하다. TV속 경쟁에서 휴머니즘의 필요성은 더욱 짙어진다.
마지막 이유는 심사점수의 애매함이다. 현장에서 심사위원과 참가자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있다. 그들의 뒤에는 팬으로서 참석한 관중이 가득하다. 인간적 괴리와 심리적 부담의 압박은 심사위원들이 참가자 모두에게 후한 점수를 내리게 만든다. 더구나 이미 상위 10위권에 든 참가자들의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는 문자 투표의 영향력을 더욱 크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극단적으로 바라보자면 실력보다도 인기가 우선되는 오디션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문자 투표는 위험한 역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우승자 선정 방식으로 이용되는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가장 공정하기 때문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공개 오디션의 구조상, 문자 투표 결과는 곧바로 집계판에 보여진다. 이는 방송국도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시청자도 안심하고 자신의 지지도를 반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인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남자를 좋아한다?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NO' 다. 시청자들이야말로 연출된 남성을 좋아한다. 하지만 더욱 공정한 경쟁과 다채로운 경연을 위해서는 우승자 선정 방식의 제도적인 개선과 방송국의 양심 있는 행보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그 이후에 시청자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가 충족이 되었을 때 등장할 새로운 여성 우승자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호연 수습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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