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터치 17. 대학생의 현실과 미래를 묻다
시사터치 17. 대학생의 현실과 미래를 묻다
  • 김예은 기자·신현식 수습기자
  • 승인 2012.04.12 09:09
  • 호수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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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대표에게 청춘의 미래를 묻다
▲ '21세기 대학생연합' 정용필 의장과 '한국대학생포럼' 박종성 회장(우).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때,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대학생 단체에 대학생의 현실과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21세기 대학생 연합' 정용필(경희대·4) 의장과 '한국 대학생 포럼' 박종성(연세대·3)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한국대학생연합은 대학생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대학생들의 힘에 의거해 실현시키고자 뭉친 대학생 연합회다.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대학생들의 전국적 연대연합조직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는 등록금문제, 사학비리문제, 기성회비문제 등 각 대학들이 혼자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을 전국단위로 힘을 모아 해결하고자 한다. 현재 등록금문제 이외에도 ‘반값생활비 운동(U카드사업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국대학생포럼’(이하 한대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한국대학생포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뢰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시장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사회적 프레임 안에서 보수로 인식돼 있지만 우리는 안보 경제를 지켜나가기 위한 순수 대학생 단체다. 보수와 진보 논리의, 국한적인 활동을 떠나 우리만의 목표나 희망을 정치와 사회에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또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를 택해 대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 대학생 처우

▲대학생들의 낮은 취업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매우 안타깝다. 대학을 졸업해도 정규직이 되기 힘들고, 대다수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게 된다. 우리 사회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대포 안타깝고, 대학생들의 가장 어려운 문제라 여긴다. 기업에 무조건적인 일자리 창출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취업박람회 등 많은 행사를 통해 취업난 해결에 일조했으면 했으나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라 어려웠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학생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전세 임대 주택정책을 펼쳤다. 대학생 주거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지난해부터 대학생들의 현실적 문제가 하나둘 우리사회에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주거 및 생활비 문제 역시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 미약하게나마 정부에서 해결하려는 것은 환영할 만할 일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책을 보완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대학의 민자 기숙사나 대학가의 전·월세방의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대학생들의 걱정이 많이 덜어질 것 같다.

한대포 주거문제 같은 경우는 대학생이 약자라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권 대학생들의 문제가 큰 것 같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학생의 전세난을 해결하려는 취지는 좋으나 아직 미숙한 게 많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지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많은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수업을 오전이나 오후에 몰아 듣거나 주말을 통째로 반납하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삶이 이렇게 각박함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재정적으로 큰 도움은 안 되고 몸만 고생하는 셈이다. 등록금을 인하하고 주거 및 생활비 등의 부담이 적어지는 것이 우선이고, 더불어 최저임금의 현실화와 열악한 노동환경 역시 변해야 한다.

한대포 나도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입장이라 아르바이트 환경에 안타까운 점이 많다. 최저임금이 안 지켜지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시장이 정한 것이고 경기가 좋아지면 최저임금도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감성에 호소하는 인상’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이유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장학금 제도는 어떻게 바라보나.
한대련 이전까지는 이런 정책조차 마련되지 않았던 현실과 비교해 시도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로부터의 끼워 맞추기식의 정책을 집행하다보니 각 대학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학 당국도 난감해하고 있으며, 실제로 학생들도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느끼지 못한다. 결국 이런 식의 장학금 확충으로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등록금의 총액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한대포 국가장학금은 ‘소득 분위에 따라 혜택을 받는다‘고 알고 있다. 정부 정책이기 때문에 다양한 심사기준이 있는데, 그 심사기준에 불만 있는 학생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못 받았다고 이 정책이 안 좋은 정책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 장학금에 도움을 받는 학생도 많다. 좋은 정책이니 수정을 잘해 더 이롭게 하면 좋을 것 같다.

≫ 대학생과 정치

▲본인이 진보/보수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대련 진보의 기준은 어렵거나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대학생들이 바라는 것이 바로 진보다.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것, 누구나 생각하고 있고 바라는 것들이 실현되는 일이 진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한대포 진보와 보수의 건설적인 대립이 사회에 발전을 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수라고 하면 돈이 많고, 비리가 많은 사람들이라고 오해하는데, 나는 보수란 나라만을 생각하고 나라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안보관 역시 보수다.

▲한·미 FT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불평등한 협정이다. 서로가 대등한 위치에서 교역의 수월함을 위해 맺은 협약이 아니라 협상의 가장 기본인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가 지켜지지 않은 일방적 협약이다. 실제로 FTA가 양 국가 간 교역을 활성화 시키고 시장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중국과 미국, 일본과 중국 등 경제 강국들 간의 FTA가 가장 먼저 추진되어야 한다. 하지만 강대국들은 철저히 보호무역으로 자국의 경제를 지키면서 자신들보다 약한 나라들과의 FTA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FTA를 체결한 많은 나라들 중에 FTA 전보다 국민들이 잘살게 된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상위 1%의 이익을 위해 대다수 99%의 피해를 감수하는 협정이 바로 FTA라고 생각한다. 

한대포 한·미 FTA에 찬성한다. 청년 35만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날리기가 너무 아깝다. FTA 괴담을 퍼뜨리며 선동하는 단체에 큰 회의감을 느낀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유리한 무역에서는 충분히 이점을 가질 수 있다. 한·중 FTA에도 문제가 많았으나 왜 하필 미국과의 FTA에만 열을 올리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곡된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큰 파문을 일으킨 민간인 사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지난달 30일 반값등록금 집회가 진행되는 청계광장의 카페에서 대학생들을 사찰하는 사람을 찾아낸 적이 있다. 민간인 사찰의 마수가 우리사회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리라 본다. 총리실에서 조직적으로 민간인 사찰만행이 진행됐고 이 사건을 검찰은 알고도 은폐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된 수많은 일들은 다 덮어두더라도 이 한 가지 사례만으로 현 정권이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예전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 도청이 대통령 재선본부의 조직적 활동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관련자들은 사법 처리되고 대통령이 하야했던 사례도 있다. 현 정부는 책임지고 이번 사건의 전모를 조사해야한다.

한대포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는 정확한 결과가 나온 후에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도스 사건 때도 다른 대학생 단체에서 조사가 끝나기 전에 입장을 표명 했는데 오류가 정말 많았다. 조사가 끝난 후에 답변하고 싶다.

▲대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대련 정치 참여는 대학생들의 문제를 대학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정치가 바뀌면 실제로 우리의 삶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학생들의 문제가 운동권 학생회들만의 구호나 실현 불가능한 바람들이 아니라 실제로 적극적인 투표와 정치 참여로 바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학생들의 정치와 투표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대학생들의 바람이 반드시 투표로 표현 될 것이라 예상한다.

한대포 청년 정치의 꽃이라고 불리는 스웨덴을 보면 그 나라 학생들은 정치를 관망의 대상이 아닌 참여의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웨덴 학생들은 오프라인 참여율이 정말 높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정치권을 더러운 오물이라고 생각하고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정당과 연결된 청년 정치참여가 아닌 자발적인 정치참여가 우선이어야 할 것이다.

▲4.11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결과를 예상해 본다면.
한대련 이번 투표는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를 가르는 첫 번째 투표가 될 것이다. 누구도 입에 담지 않았던 ‘복지’라는 가치는 모든 정당들의 핵심 공약으로 반영되고, 진정한 의미의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는 각 정당들의 명확한 입장차이가 있다. 그리고 안철수, 문재인 현상 등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것’을 향한 대중들의 열망이 이번 투표에 담겨 있다.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결국 옳은 것이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더 정의로운지는 명확하다. 

한대포 결과를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비도덕적인 정치인들이 총선에서 승리할까봐 너무 불안하다. 지금 몇 명 사퇴를 한 후보들도 있지만, 아직 사퇴를 하지 않은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여야를 떠나 국가를 위한 총선이 아니라, 총선을 이용한 정권 쟁취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한대련 등록금은 비싸고 학자금대출이자는 쌓여만 가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지금, 우리는 언제나 이 어려운 현실들에 순응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런 현실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나서서 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지는 못했습니다. 2012년은 한국사회의 대변환을 가져올 것이냐, 아니면 다시 한걸음 퇴보할 것이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위로를 던져버리고, 우리 함께 아프지 않은 즐거운 청춘을 기원합시다!
 
한대포 저희 단체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당에 전혀 관련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말하는 것이 당과 비슷한 것이 있어 정치권에 연결된 단체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저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입니다. 그래서 금전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한국의 미래인데, 너무 편한 길만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저희는 애국심을 가진 학생들입니다. 저희를 지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예은 기자·신현식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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