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書量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
讀書量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
  •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 승인 2012.04.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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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書量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


권 용 우<명예교수 ‧ 법학>

  2012년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가 지정한 ‘국민 독서의 해’이다. 문광부는 국민의 독서력 향상을 위해 올해를 ‘국민 독서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생활 속의 독서운동’ 전개, ‘세계문화유산을 연계한 독서체험 프로그램’ 운영, 취약계층을 위한 ‘책 읽어주는 은빛 문화봉사단’ 운영, 장애인을 위한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문학기행’ 실시, ‘한국 및 아시아 전래동화(傳來童話) 동영상(動映像) 콘텐츠 제작’ 보급, ‘책 읽는 마을’ 지원 등이 그것이다.
문광부는 이러한 다양한 사업의 추진을 통해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있어서의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인인 창의력과 상상력을 향상시켜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에 의해 밀려나는 冊

 

그런데, 21세기는 다양한 통신수단과 영상매체의 발달로 말미암아 책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나 어린 학생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문자판을 두들기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책을 읽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해서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고, 영상매체를 통해서 쉽게 시각적 이해를 충족시키고 있다.

젊은이나 어린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이제 어른들도 TV 수상기 앞에 앉아서 수십개의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가면서 웃고 울고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말하자면, TV 수신기가 책 읽을 시간을 몽땅 빼앗아가고 만다. 그래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은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제구실을 못하고 처량하게 잠자고 있다.

그러나, 영상매체를 통한 지식의 습득은 대단히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것이어서 나무를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흠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21세기의 영상매체가 현대인들의 지적 능력을 감퇴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영상매체는 일회적으로 스쳐지나가고 만다. 그러나, 활자화된 책은 영원하다. 「논어」(論語)와「명심보감」(明心寶鑑)이 그렇고, 이광수(李光洙)의 「흙」과 심 훈(沈熏)의 「상록수」(常綠樹)가 그렇다.

그래서, 아무리 영상매체가 발달되었다고 하더라도 책의 기능을 외면할 수는 없다. 교양독서 ‧ 전공독서는 말할 것도 없고, 정보독서에 이르기까지 책의 기능은 여전하다. 독서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간접경험은 거의 무한대이다.


讀書는 先人과의 만남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좋은 책과의 만남을 경험한다. 책과 독자와의 만남, 이는 곧 선인(先人)과의 만남이다. 자기 서재(書齋)에 앉아서 멀리 영국의 세익스피어(Shakespeare, W.)를 만나고, 러시아의 톨스토이((Tolstoy, C. L.)를 만날 수 있다. 어디 세익스피어와 톨스토이뿐이겠는가. 동양의 성인(聖人) 공자(孔子)를 만나고, 그리고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를 만난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선현(先賢)들이 모두 책 속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의 문학을 배우고, 그들의 사상과 소통하게 된다. 사람들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책과의 만남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배우고, 그리고 인격을 고양시켜 나간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선인들이 자기의 체험과 깊은 통찰력에 의해서 저술한 책들을 우리 후세인들이 읽으면서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고, 그리고 밝은 미래를 약속받게 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위대한 지도자가 진솔하게 쓴 자서전(自敍傳)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생한 삶을 이해하고, 저자와의 정감(情感) 넘치는 대화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그를 흠모하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나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선물한다.

 

아침 ‧ 저녁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책 읽는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이다. 교양독서야 전철 안이면 어떻고, 버스 안이면 어떠하랴. 가끔 전철 안에서 단정한 옷차림의 정숙한 여인이 책장을 넘기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존경스럽기도 하다. 그 여인의 ‘나이는 몇 살쯤 되었을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갑자기 궁금해했던 기억이 아스라이 스쳐지나간다.

 

언제 어디를 가든 책 한 권을 몸에 지니고 다닐 필요가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문고판(文庫版) 한 권을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기차 안에서, 또는 고속버스 안에서 읽으면 여행이 더욱 즐겁다.

친구와 다방에서 만날 약속을 했을 때에도 그렇다. 약속시간보다 일찍이 도착했다면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읽는 한 편의 수필은 삶의 윤기를 더해준다.

유대인의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책을 당신의 뜰로 삼아라. 그리하여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과실(果實)을 거두어들이며 꽃을 따도록 하라.” 우리 모두 가슴에 새겨둘 귀한 말이다.

 

나는 한 달에 두 세 번씩 서점을 찾는다. 특별하게 무슨 책을 사야겠다는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다. 무작정 서점에 가서 넓은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활짝 열린다. 가쁜한 마음으로 신간서적 코너, 교양서적 코너, 법률서적 코너를 둘러본다. 한참 둘러보다가 문득 예쁘게 단장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된다. 집어들고 저자의 머리말을 읽고, 목차를 넘겨본다. 그리고, 혼자서 ‘아, 이것 참 좋은 책이구나’를 중얼거리면서 계산대로 간다. 뭐랄까, 첫눈에 반해버린 여인이랄까. 책값을 치루고, 책을 만지작거리면서 전철을 타고 연구실로 돌아온다. 조용한 전철 안에서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얼굴에 기쁨을 띈다. 그리고, 문득 중국의 문학평론가 임어당(林語堂)이 남긴 “고대작가의 작품을 읽음으로써 독자는 저 세상의 영혼과 교감을 이룬다”는 명귀(名句)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책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그런데, 문광부가 2012년을 ‘국민 독서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니, 그 행사들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또, 조선일보사가 펼치고 있는 ‘101 파워 클래식’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번 주에는 송호근 교수가 본 ‘서유견문’(西遊見聞)이 눈길을 끌었다(조선일보 2012. 4. 23. A21).

한편, EBS FM에서는 ‘국민 독서의 해’를 맞아 “책 읽어주는 라디오”라는 프로그램이 신설되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11시간 동안 다양한 장르의 책을 낭독한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어머니가 어린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연상하게 된다. 옛날 시골 사랑방에서 동네 어른들이 모여앉아 등잔불 밑에서 고담(古談) 책 읽던 모습도 떠올리게 된다. 높은 목침을 베고 누워서 눈을 지긋이 감고 구수한 목소리의 책 읽는 소리에 귀기우리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이었던가.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독서량이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 이는 교보문고(敎保文庫) 신용호 회장의 말이다. 우리 모두 ‘국민 독서의 해’에 많은 책을 읽자. 그리고, 대한민국의 빛나는 장래를 건설하자.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dknew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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