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touch 58. One Source Multi-Use
대중문화 touch 58. One Source Multi-Use
  • 이호연 수습기자
  • 승인 2012.05.01 13:05
  • 호수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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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스 멀티유스, 윈윈 게임인가 제로섬 게임인가
오늘날에는 어떤 매체이든지 다른 매체와의 결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대중문화에도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 바람이 불고 있다. 원 소스 멀티유스란 하나의 소재로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문화산업의 마케팅 기법이다. 이미 한번 흥행했던 작품을 재포장해서 또 다른 매체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 국민 인터넷 보급에 따라 2000년대 후반 문화산업의 아이디어가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원 소스 멀티유스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흥행 보장과 전작에 대한 부담이라는 양날의 칼과도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원 소스 멀티유스의 대상이 되는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과거 흥행에 크게 성공했던 작품들이다. 원작의 기존 팬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흥행은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혹은 그 이상의 수준에 미쳐야 한다는 부담감과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길이 없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원작보다 부족한 표현력을 지닌 작품일 경우엔 모진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비난은 흥행 참패로도 이어진다. 원작을 지나치게 왜곡하거나 반대로 후광효과만을 믿고 특별한 각색 없이 작품을 제작하는 경우, 홍보에 주력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원 소스 멀티유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 만화, 무대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쓰인 소재는 얼마든지 다른 매체로 변화될 수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소설을 영화화하는 경우인데, 대표적인 예로 ‘해리포터 시리즈’나 최근의 ‘바람의 화원’, ‘해를 품은 달’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판타지 소설이다. 실제로 판타지 소설 속의 텍스트적 상상력은 영상의 파노라마로 펼쳐졌을 때 받는 쾌감이 크다.
영상을 더욱 생동감 넘치는 무대공연으로 풀어내는 경우도 원 소스 멀티유스에 해당된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와 ‘파리의 연인’, ‘궁’ 등은 동명의 드라마·영화를 무대공연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무대공연의 특성상 이러한 작품들은 수많은 각색과정을 거쳐서 제작되었다.
하나의 콘텐츠를 이용해서 수많은 부가 가치의 창출을 이끌어내는 원 소스 멀티유스는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 늘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하는 제작사의 고질적인 고민도 손쉽게 해결해준다. 하지만 그들은 대중문화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로서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다양성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나친 안전주의 때문에 대중문화가 꼭 지녀야 할 다원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원작의 명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작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원 소스 멀티유스 작품이 가진 풀리지 않는 숙제이다. 더욱 발전적인 전략을 통해서 원작과 후작, 그리고 제작사와 관객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명작이 탄생되길 바란다.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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