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왜 나만 찍어야 되나요?’ 도서관 출입시스템 무력화 시키는 '몰상식'
[주간기자석]‘왜 나만 찍어야 되나요?’ 도서관 출입시스템 무력화 시키는 '몰상식'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5.01 17:20
  • 호수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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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김없이 중간고사 기간이 돌아왔다. 시험기간에 학생들은 공부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평소 공부를 해두지 않은 학생은 많은 과목을 벼락치기로 공부하려다 보니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다. 그러나 우리 머릿속 밖에도 전쟁이 일어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도서관이다. 시험기간만 되면 평소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몰려오다보니 도서관도 탈이 난다.
 얼마 전, 율곡기념도서관 앞에서 경비원과 한 여학생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도서관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학생증을 출입기계에 찍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 여학생이 그냥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경비원이 막으면서 말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당연히 학생증을 찍고 들어가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여학생은 오히려 ‘왜 나만 잡느냐’는 식으로 큰소리쳤다. 사실 이 여학생뿐만이 아니다. 시험기간에 도서관에 가면 학생증을 찍지 않고 들어갈 때 들리는 “삐-”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도서관 전쟁은 문 앞에서만 치러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열람실 자리를 맡기 위해 도서관에 가면 한 학생이 학생증을 8개씩 들고 자리를 맡아주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뒷사람의 인상이 찌푸려지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8번의 “삐-” 소리를 내며 자리를 맡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 두 문제 모두 이제는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왜 출입기계를 제대로 이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다수 학생들은 “남들도 그냥 다니는데 왜 나만 찍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자리를 대신 맡아주는 것에 대해서도 “남들도 다 그런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의 의식도 문제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천안캠퍼스 도서관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출입기계의 경우 학생증을 찍지 않고 들어갈 때 제지하는 판이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도서관 출입 시 학생증을 찍어야 한다는 인식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리를 맡는 시스템의 경우 본인이 아니어도 학생증만 있으면 제한 없이 자리를 맡을 수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자리 독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전캠퍼스 퇴계기념중앙도서관 외에 연세대, 충남대 등 타 대학에서도 지문인식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만약 이런 시스템 도입을 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지금과 같은 의식으로 도서관을 이용한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의 주인의식 없는 행동들로 인해 오늘도 도서관은 학생들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 도서관은 그 학교와 학생들의 의식 수준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다. 발전된 도서관 시스템과 학생들의 성숙한 의식이 결합 됐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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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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