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의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말을 걸다』
백성현의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말을 걸다』
  • 이종한 기자
  • 승인 2012.05.01 17:55
  • 호수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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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사진을 다시 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문화人문화in 52. 백성현의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말을 걸다』
“무언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사진을 다시 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모든 사진에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백성현의 사진 또한 마찬가지, 그는 작은 사각 프레임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오고 있다. 우리에겐 그룹 코요태의 ‘빽가’로 더 익숙한 백성현의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말을 걸다』> 는 어린 백성현의 학창시절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사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집에 있던 낡은 미제 필름카메라로 동네 아지트에 모인 친구들을 찍는 것을 숨바꼭질보다 재밌어했었다.
각종 요상한 포즈를 하고 있는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얼른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생각에 항상 기뻤었다던 백성현. 공부보다 운동이 좋았고, 운동보다 사진을 좋아했던 그는 결국 사진과가 있는 서울공고에 진학하게 된다. 서울공고 사진과에서 사진 공부를 하게 된 그의 사춘기는 온통 ‘사진’과 연관돼있다. 보도반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선배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고, 사진을 좋아했던 그답게 교내학생사진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기도 한다. 사진과 그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고, 백성현은 대학 또한 사진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한다.
남들에게 지는 걸 못 참는 특유의 승부근성은 그에게 합격증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긴다. 그의 집안은 대학 등록금을 감당할 형편이 못 됐던 것이다. 그는 결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고, 그토록 아끼던 사진장비 모두 처분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미건조한 생활을 보내던 그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온다. 절친이었던 정지훈(가수 비)의 전화. 사진 외에도 춤추는 것을 좋아했던 백성현은, 지훈의 권유로 JYP에 입사해 가수 박진영과 박지윤의 백댄서로 활동하며 연예계에서 활동하게 되고, 후에는 그룹 코요태에서도 활동하며 대중들에게 점차 이름을 알리게 된다. 춤과 노래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를 했으나, 사진만을 보고 달려온 그였다. 백성현은 여전히 사진을 원했고, 마침내 먼 길을 돌아 지난 2008년, 자신의 스튜디오를 창업해 사진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빽가? 그 사람이 사진을 찍어? 연예인들이 다 그렇지 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아렸던 구절이다. 대중에게 그는 춤과 노래를 하는 가수이며, 댄스그룹의 멤버라는 인식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그 역시 사진은 빽가라는 이미지와 별개로 평가 받고 싶은 마음에 ‘by100‘이라는 필명으로 활동을 하곤 한다. 그에게 있어 사진은 전부였다.

기자도 사진을 좋아한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사춘기 시절 그를 만났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나 역시도 그의 글과 사진을 처음 접했을 땐 연예인 빽가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으나, 그를 점차 알게 되면서 사진에는 강한 힘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당신이 오늘 어떠한 자리에 있던지 꿈에 대한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우여곡절 끝에 사진사의 꿈을 이룬 백성현처럼 당신 또한 그 꿈을 이루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종한 기자 egyeor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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